손성욱(지음), <사신을 따라 청나라에 가다>, 푸른역사, 2021(3쇄)

조청 관계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손성욱 교수의 책. 청나라에 사신으로 다녀온 조선 선비들의 연행록들을 분석하여 에피소드 별로 묶어 어냈다. <조선의 뒷골목 풍경>처럼 재미있게 읽힌다. 인상적인 구절은, 

 "청나라에는 양반과 중인, 양인을 가르는 신분제가 없었다. 그렇기에 왕희손은 이상적에게 "나라는 선비를 중히 여기니, 왕공과 빈천한 자가 함께 앉아 형제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조선의 엄한 예법은 경모하는 바이지만, 사신으로 청국에 오셨으니 이곳 풍속을 좇아 어진 이를 예로 대해 주시길 바랍니다"라고 얘기해 주었다. 자신의 신분에 머뭇거렸을 이상적은 왕희손의 말에 용기를 얻었고, 황작자, 진경용 등과 교분을 맺었다."

당시 청에서는 조선과 달리 양반과 중인, 평민등의 신분제가 없었기에 중인 출신의 역관이었던 이상적이 오히려 청에서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었다는 에피소드. 체제의 경직성이야말로 발전을 막는 핵심 문제가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