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익(지음), <번역은 반역인가>, 푸른역사, 2016(6쇄)

역사학자이자 성실한 번역자인 박상익 교수가 2006년에 쓴 책, 뒷면을 보니 무려(?) 6쇄까지 찍었다. 이 책 전체 내용의 요약이라고도 할 수 있는 '번역 경시는 지식인의 반역'이라는 글이 <주간동아> 279호(2001년 4월)에 실렸고, 그 기고문을 책 한권으로 정리한 것이라 볼 수 있겠다. 

부제가 '우리 번역문화에 대한 체험적 보고서'라고 되어 있듯 한국에서 발생되는 번역과 관련된 문제가 가감없이 다뤄지며, 책을 읽다보면 대부분 고개를 끄덕거리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문제들이 현재도 여전하거나 더 나빠졌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뭘 어째야 할지는 잘 모르겠고, 그저 이런 좋은 책을 쓰거나 번역하는 사람들의 책을 꾸준히 사는 것이 그나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어물쩍 넘길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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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처럼 주석에서 2003년에 선생님의 문화일보 인터뷰가 실려 있는데 뜻밖의 발견이었다. 이런 선생님을 만난 것은 역시 인생의 큰 행운이다. 징징거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오신 선생님의 16년전 모습을 만날 수 있었다 (인터뷰 링크)

- 처음부터 대학 교수되기를 포기했는가.

"90년대초, 학위 받고 난 직후 서너차례 '교수 초빙'에 응했다. 그러나 그게 실은 '교수 채용'이었고, 여기에 계속 응하는 것은 스스로를 대하는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 때부터 제도적인 방법으로 교수되는 것은 포기했다."

- 제도적인 방법이라니.

"학회에 열심히 나가고, 학회지에 논문써서 그걸 들고 다니며 대학교수 '채용'에 응하는 것."

-그럼 논문은 안 썼는가.

"이것 저것 짜집기해 논문쓰기보다 급한 것은 진짜 공부하는 것이었다. 전공이 헤겔의 사회정치 철학이다보니, 인접 학문에 대한 책읽기의 필요성이 더했다."

- 지금 직업이 웹마스터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무슨 말인가. 내 직업은 학문이다. 소명으로서의 작업과 먹고 살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직업을 구분하자. 내 생계 수단은 웹마스터이나 소명은 학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