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시오도스(지음), 천병희(옮김), <신들의 계보>, 숲, 2009

** 아래 인용문은 모두 강유원(지음), <철학고전강의>의 1~2강, '희랍 우주론의 원형, 헤시오도스의 <신들의 계보>' 에서 인용한 것임

1강 : 우주론, 철학적 사유의 시작
2강 : 희랍 사유에서 우주의구조와 생성 과정

------------------------

"아주 오래된 문헌인 헤시오도스의 <신들의 계보>는 우주론의 원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안에는 고대 희랍 사람들이 생각한 우주의 구조와 생성 과정에 관한 논의가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34쪽)

"지금 <신들의 계보>를 읽는 이유는 이러한 우주론 안에 철학적 사색의 맹아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제 '신화(뮈토스)에서 이성(로고스)으로의 전환, 이것이 철학의 시작이다'라는 말은 일단 배제할 필요가 있겠습니다."(37쪽)

"우리가 집중적으로 읽을 부분은 "서사"부터 "최초의 세가지 힘들"까지입니다. 여기에 우주 생성론의 핵심이 들어 있습니다... <신들의 계보>는 우주론이므로 신들의 족보만 중요하게 여기면 안 되고, 이 우주가 어떤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지도 반드시 살펴보아야 합니다."(39~40쪽)

"첫째, "신들의 계보"라는 제목 안에 함축되어 있는 뜻은 '우주의 위대한 힘들의 계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입니다."(43쪽)

"따라서 이것은 우주 생성론이면서 동시에 우주 생성론의 기원을 밝혀주는 이야기인 것입니다. 헤시오도스는 자신의 시에 자신을 등장시키는데, 그렇게 등장하여 신으로부터 우주의 생성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듣고 그것을 시로 씁니다. 그렇게 쓴 시가 <신들의 계보>라는 것입니다.... 또한 여기에는 우리의 앎은 신에게 배우지 않으면 성립하지 않는다고 하는 인식론적 태도가 들어 있습니다. 인간은 진리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인간은 '진리를 닮은 것'밖에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45쪽)

"여기서 우리는 '올바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헤시오도스의 이 시에 따르면 올바름은 법도를 지키는 것, 자기 영역을 잘 지키는 것, 영역을 넘보지도 넘어 나오지도 않는 것을 의미할 것입니다."(48쪽)

"왕은 시인이면서 동시에 인간 질서를 창출하는 존재입니다. 이로써 신과 시인, 인간을 다스리는 왕의 관계가 이야기되었습니다. 이 지점에 오면 <신들의 계보>는 우주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우주가 인간세계와 어떤 방식으로, 무엇을 통하여 관계를 맺는지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입니다."(49쪽)

"첫째가 기원, 즉 아르케를 묻는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세계가 어디서 생겨났느냐, 어떻게 생겨났느냐를 묻는 것입니다. 둘째로 중요한 것은 그 시초(카오스, 최초의 벌어짐)부터 끝까지, 즉 세계 전체를 설명하려는 시도입니다. <신들의 계보>는 단순히 신들의 족보 묶음이 아니라 세계에 대한 존재론적 설명인 것입니다. 이렇게 보면 <신들의 계보>는 신화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해설에 나와 있는 것처럼 "철학의 선구자"가 됩니다. 앞에서도 언급하였듯이 이성주의 철학관에 의하면 신화(뮈토스)에서 이성(로고스)으로 나아가는 것이 철학이지만, 우리는 신화와 철학의 경계선을 그렇게 뚜렷하게 알 수 없으며, 그에 따라 이러한 신화에서도 철학의 단초를 찾아보아야 합니다."(5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