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로슬로프 펠리칸(지음), 김경민/양세규(옮김), <성서, 역사와 만나다>, 비아, 2017

"프로테스탄트 종교개혁가들과 트리엔트 공의회에 참석한 성직자들 사이에서 정경 목록을 두고 갈등이 일어났다는 사실은 '오직 성서'라는 교리를 통해 성서의 권위가 저절로 입증되지 않으며 전통이 이를 받아들이고 교회가 수용할 때만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성서는 교회와 전통에 대항하는 무기로 쓰였지만 실제로 그 무기를 보관한 무기고는 '교회'였으며 이를 보존하고 보호한 것은 '전통'이었다." (283쪽)


"중세 그리스도교 성서 해석은 여러 단계로 이루어졌다. 한때 일곱가지에 달하기도 했으나 결국 네 가지, 곧 문자적, 은유적, 도덕적, 신비적 해석으로 굳어졌다. 이러한 다중 해석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4행시가 있다.

문자는 일어난 일을
은유는 무엇을 믿어야 할지를 
도덕은 무엇을 해야 할지를
신비는 지향해야 할 바를 가르친다." 

(217~218쪽)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며, 그가 그의 이름을 임마누엘이라고 할것입니다"(이사 7:14)라는 구절의 히브리어 본문은 본래 "젊은 여인"이라고만 되어 있을 뿐 별다른 정보는 담고 있지 않다. 그러나 70인역 번역 과정에서 번역자들은 히브리어 '젊은 여인'에 대응하는 말로 그리스어 '파르테노스', 즉 "처녀"를 뜻하는 단어를 선택했고 복음서는 이를 인용하면서 "이 모든 일이 일어난 것은, 주님께서 예언자를 시켜서 이르시기를... 하신 말씀을 이루려고 하신 것이다"(마태 1:22~23)라는 문구를 덧붙여 예수가 처녀에게서 태어났다고 보도했다." (103~10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