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테고리
최근 등록된 덧글
처음엔 2차 대전 다룬 책..
by 소화불량 at 01:42 아 그러시군요. (저랑 .. by 여형사 at 11/13 엇. 제가 신곡 읽고 있는.. by 띠보 at 11/13 어엇! 방금 방문했었는데.. by 여형사 at 11/03 저희 블로그에 방문해주.. by 남산르네상스 at 11/03 안 싫어하는디요? ㅎㅎ .. by 여형사 at 11/03 너 이 사람 싫어하지..?.. by 소화불량 at 11/03 뭐 공개랄게 따로 있나요.. by 여형사 at 11/03 ^^ 이건 참 접근하기 .. by 소화불량 at 11/03 투키디데스의 펠로폰네소.. by 여형사 at 11/02 |
1. 이 책의 저자인 우석훈 박사를 인터뷰한 글이 실린 레디당 블로그에는 20대에 보내는 이 책의 핵심 메시지를 '쫄지마, 상상해, 믿고 나누어봐'로 요약하고 있다. 이 메시지는 지난 10년간 신자유주의라는 거대한 흐름속에서 학교와 학원, 그리고 취업 시장에서의 무한 경쟁에 내몰려 '88만원 세대'라는 달갑지 않은 세대명을 부여받은 20대에게 우석훈 박사가 하고 싶은 이야기이다. 고등학교에서의 수능/내신 경쟁, 대학에서의 알바/스펙경쟁에 매몰된 그들에게 지금 하는 것을 더 열심히 해서 승리자가 되라는 소위 '자기계발서'의 이야기를 하는 대신 작은 실패에 두려워하지 말고, 현재의 답답함을 돌파할 새로운 상상을 하며 서로를 믿고 연대하라는 메시지이다. 그리고 이를 연세대에서의 강의 참가자들이 직접 작성한 '20대 관찰기'와 함께 그 특유의 물 흐르는듯한 문체로 풀어보이고 있다.
2. 지금 20대들이 개인적으로 고립되어 아무것도 돌보지 않고 무한경쟁에만 매몰된 것은 앞서 말한 사회적 구조의 문제이기도 하려니와 그들 스스로 갖고 있는 '공포'가 주된 요인이라고 말한다. 이 점은 나도 같이 생각했던 점이었다. 그 '공포'는 사실 20대 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안정적인 위치에 들어가지 못한 30대, 40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얼마전 뉴스에서 서울 지역의 출생율이 1.0 미만으로 떨어진지 몇년 되었다는 기사를 본적 있는데 (둘이 결혼하여 한명도 안 낳는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 30대의 출산 기피도 '공포'에서 기원하는 점이 크다. 이 무시무시한 집값과 사교육비라는 두 마리의 괴물 앞에서 선뜻 자기 자식을 세상에 내어놓을 용기를 갖기가, 특히 나같이 겁 많은 사람은,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3. 하지만 문제제기가 의미를 갖는 만큼 그 해결방안도 의미를 갖기란 쉽지 않은 일인 모양이다. 저자의 말대로 20대들이 스스로 연대하여 '당사자 운동'을 벌어야 한다는 부분에서 '20대 운동의 시급성을 생각해 볼 때 1만명 정도는 정말 빠른 시간 안에 모일 것 같긴 하다'고 주장하며 이들이 월 1만원의 회비를 내어 100명 정도의 전업 활동가를 배출해야 한다는 부분이 나온다. 한학기에 만원정도 했던 학생회비도 안 내고, 일년에 크리스마스 구세군 상자에 몇천원 내는 것으로 기부를 마무리하는 우리 문화에서 이런 자발적인 조직 + 회비납부가 실현 가능한 일인지 모르겠다. 또한 미래의 모습으로 상상하는 20대의 4가지 권리, 노동권, 주거권, 보건권, 교육권을 설명하는 부분은 더욱 이상적이다. 장기고용과 사회 보장 체제의 결합을 통한 노동권의 확립, 사회적 주거 개념의 도입, 20대에 대한 무료 의료 지원 등은 너무 이상적이어서 이걸 어떻게 실현해 나가야 할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는다. 구체적인 것까지 말하기에는 책의 지면이 모자랄 수도 있다. 혹은 문제제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의미를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이제 십여권의 책을 내고, 사회적인 명성도 얻는 '인기 저자'에 들어가는 우석훈 박사에게 이제 더 구체적인 해결방안과 더 체계적이고 꼼꼼한 분석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한 욕심일까? 4. 이런걸 보면 우석훈 박사는 경제학자이지만 실제 주장하는 바는 인문학자를 연상시킨다. 현재의 문제를 진단하고 올바른 방향에 대해서 제시하지만 그 실현과정이,경제학자임에도 불구하고, 생략되는 경우가 많다. 88만원 세대의 '바리케이트를 치고 짱돌을 들어라'를 보고 감정적으로 동의하지만 어떤 실천을 해야할지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인문학자는 역사적인 관점과 철학적인 분석 그리고 문학적인 상상력과 표현을 통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 만으로도 의미를 갖을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그는 이런 것과는 좀 다른 '스펙'을 갖고 있는 분이니 자신의 주 전공을 좀 더 살려주었으면 하는 바램인 셈이다. (어쩌면 경제학자가 인문학자보다 더 구체적일 것이라는 기대가 잘못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우석훈 박사의 책은 여덟권 정도 읽은 것 같은데 '88만원 세대'에서 '세대론'의 제기, '샌드위치 위기론은 허구다'에서의 조직적 관점에서의 한국사회 진단, '촌놈들의 제국주의'에서의 '유사 제국주의로서의 한국'과 같은 신선한 문제제기가 아쉽게도 이 책에는 없다. '혁명'이라는 단어를 일종의 메타포로만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혁명이라는 말에서나마 숨통을 틔우라고 말해 주고'싶을 따름이다. 주제넘게 우석훈 박사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보다 오랜 시간을 들여 엄밀한 경제적 분석과 상상력을 통해 좀 더 밀도 있는 책을 써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이 책은 오늘 오후에 도착해서 회사에서 짬짬히 읽고 집에서 마무리를 지었을 정도로 '너무 쉽게' 읽힌다. 일부러 쉽게 썼다는 저자 인터뷰를 보긴 했지만 최근에 나온 책들이 너무 쉽게 읽히는 것은 혹시 책이 담고 있는 메시지가 너무 가벼운 혹은 동어 반복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떨치기 어렵게 한다. 5. 우리 시대의 논객들이 몇 명 있다. 책이 나오면 한번 읽어보고 싶게 만드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의 존재는 사실 지금의 빡빡한 현실을 고려하면 있어 주고 책을 내 주는 것만으로도 사실 고맙긴 하다. 지금 우리에게 진중권, 우석훈, 홍기빈, 김규항 같은 사람들이 없었다면 지금 세상이 얼마나 더 빡빡했을까? 하지만 이 사람들이 낸 많은 책들이 10년 후에도 읽힐지 모르겠다. 물론 세상이 빡빡하고 너무 급하게 돌아가니 천천히 두꺼운 책이나 쓰고 있을 시간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세상은 또 어찌보면 그렇게 쉽게 망할거 같지도 않다. 사실 우리는 일본 제국주의 통치도 버텨냈고 전쟁도 치러내지 않았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