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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승일, 박재욱 옮김, 까치, 2006) 0. 네이버 백과사전에 의하면 펠로폰네소스전쟁은 '기원전 431~404년 사이에 아테네와 스파르타가 각각 자기 편 동맹시들을 거느리고 싸운 전쟁이라고 간략하게 요약되어 있다. 페르시아와의 전쟁을 동맹국으로서 승리로 마친 아테네와 스파르타는 페르시아의 군대를 유럽에서 몰아내고 이후 놀라운 번영의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아테네는 제국으로 발전하였고 민주정은 번성하였으며 소포클레스, 아리스토파네스 등에 의한 문학과 파르테논 신전과 같은 건축과 조각 그리고 데모크리토스나 소크라테스같은 철학자들이 나타나는 등 위대한 진보의 시대를 맞게 되었다. 그러나 제국으로 발전하는 아테네를 바라보는 스파르타는 '두려움'을 느끼게 되었고 이것이 거의 30년간 지속된 전쟁의 원인이 되었다. 이 전쟁에 대한 가장 유명하고 권위적인 기록은 투키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전쟁사'이다. 실제 장군으로 이 전쟁에 참여한 투키디데스가 작성한 이 역사서는 객관적이고 심층적인 분석을 통해 '사건의 진짜 원인'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는 등 고전 역사서의 가장 위대한 성과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대략 2.000년이 넘는 기록이다보니 배경설명이 부족하거나 지나치게 긴 서술이 이어지는 등 현대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없지 않은데다 결정적으로 전쟁의 마지막 7년에 대한 기록이 없기 때문에 완전한 서술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평생 투키디데스를 연구한 도널드 케이건의 이 책을 먼저 읽어 전쟁에 대한 대략적인 흐름을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말하자면 고전을 읽기전 예비 독서로 이 책을 선택한 셈이다. 1. 전쟁의 전반적인 흐름을 간단하게 요약하기는 쉽지 않다.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두 폴리스가 싸운 것이 아니라 두 폴리스의 동맹시 전체가 전쟁에 참여하였고, 각 폴리스의 내분에 따라 전쟁의 부침이 결정되기도 하고 또한 후반에는 페르시아가 참여하는 등 국가간의 분쟁이자 내전이며 동시에 세계대전의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략적으로나마 요약하자면 대충 아래와 같은 흐름이 된다. 당시 아테네는 아테네 인근을 비롯한 에게해 지역의 여러 폴리스를 영향권에 두고 세금을 거두는 제국주의 정책을 펴고 있었다. 스파르타는 아테네의 세력이 더 커질것을 두려워하였고 아테네 근처 메가라에 대한 아테네의 '해상봉쇄'를 빌미로 전쟁은 시작되었다. 아테네의 지도자인 페리클레스의 '시간끌기' 전략을 통해 전쟁은 교착상태에 빠지고 육상의 스파르타, 해상의 아테네의 전력이 워낙 우세하였기 때문에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게 된다. 이후 스파르타와 아테네는 전쟁과 휴전을 반복하었고 시칠리아에서 아테네의 대패로 인하여 스파르타가 쉽게 승리하는 듯 했으나 다시 아테네의 민주정이 회복된 후 몇년이 더 진행되었고 비잔틴 근처에서 아테네 수군이 괴멸됨으로써 아테네가 굴욕적인 평화협정을 맺고 전쟁은 종결되었다. 2. 이 전쟁에 대해 현대인들이 관심을 갖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첫째로는 이 전쟁이 기록되기로는 최초의 '세계대전'이었다는 점이다. 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일본에 대한 기타 나라들의 연합이 세계대전을 일으킨 것처럼 이 전쟁도 스파르타와 아테네를 중심으로 그리스 전 지역 및 이탈리아 남부와 소아시아 지방에 걸친 세계대전이었다. 또한 이 전쟁은 유례없이 잔혹한 분쟁이었다. 전쟁에 패배한 자와 포로들에 대한 나름의 규칙이 유지되던 당시의 규범들이 많이 무시되었고 '포로를 구덩이에 던저넣어 갈증과 굶주림 속에 죽어가게' 하거나 '아들이 아버지에 의해서 살해되는'등 현대의 홀로코스트에 필적한 만한 잔혹함이 만연하였다. 투키디데스의 유명한 말처럼 '전쟁은 잔인한 교사'로서 오랜 전쟁 기간 동안 서로에 대한 적개심을 폭발시켜 상식 이하의 잔인한 행동을 유발한 셈이다. 마지막으로 이 전쟁은 일종의 분석 도구로서 20세기 후반 냉전기를 분석하는데 유용하게 사용되었다고 한다. 냉전기에 나뉘어진 세계의 형상과 당시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대립구도는 현대의 정치가나 전쟁 연구자들이 참고하기에 매우 유용한 소재를 제공해주었으리라. 3. 이 책은 말한 것처럼 투키디데스의 원래 전쟁사를 읽기 위한 예비독서로도 매우 유용한 책이다. 특히 중간중간에 나오는 투키디데스에 대한 비판은 원 고전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가능케 해주기 때문에 그러하다. 예를 들어 페리클레스 시대의 아테네가 모든 면에서 철저한 민주정으로 남아있다는 주장(34쪽)은 투키디데스와 반대되는 것으로 이는 투키디데스 이외의 자료에 대한 검토를 통해 보다 객관적인 평가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주장이다. 실제로 투키디데스는 아테네의 장군이었고 또한 전쟁에서의 실패로 장군직에서 박탈되어 국외로 추방된 전력이 있는 등 전쟁에 대한 실감나는 기록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특정한 면에서는 절대적으로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기 힘들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도널드 케이건의 지적은 유용할 것이다. 물론 나는 어느것이 진정으로 옳은 것인지 판별할 근거를 갖고 있지는 못하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이나 문학에 대해서 공부하기 전에 당시 상황에 대한 자세한 기록인 이 책을 먼저 읽는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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