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는 춤춘다, 홍기빈


1. 저자(홍기빈)의 책중 최근에 읽은 '아리스토텔레스, 경제를 말하다'가 인상 깊어서 다른 책도 검색하던 중 주제가 흥미로워서 읽게 되었다. 150쪽 남짓하고 여백도 많아서 맘 먹으면 한숨에 읽어내려갈 수 있다. 주제는 책 제목처럼 '소유'라고 하는 개념 혹은 사회제도의 역사를 정리하고 시사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2. 결국 말하고 싶은 점은 다음과 같은 것이었다. 

1) 소유 개념을 공적소유(공산주의) vs 사적소유(자본주의)의 단순한 구도로만 생각해서는 안된다. 소유는 소유자, 소유대상, 타인들, 그리고 이러한 관계의 배경인 사회적/기술적 조건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소유 개념의 원조라 할 수 있는 플라톤의 공적 소유 개념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적 소유 개념은 그 당시의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그 둘 중 어느 하나가 절대적으로 옳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 과거와 다른 현재의 기술적 조건들로 인해 발생하는 (예를 들어 디지털 저작권) 소유 개념은 위 4가지 조건들을 모두 총체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해야지 혼자 갖는다(사적소유) vs 모두 갖는다(공적 소유)의 이분법으로는 종합적으로 접근할 수 없다. 

2) 또한 이런 단순화의 결과로 사적 소유를 절대적인 것으로 신성화해서는 안된다. 사적 소유의 신성화로 현대에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두가지 주장 - 지적재산권, 주주 우선주의-을 보더라도 이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알 수 있다. 흔히 지적재산권은 무조건 보호되어야 하고 그 발견자(발명자)의 배타적인 소유를 인정하는 것이 새로운 발견(발명)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과연 그런가? 먼 예로 세종대왕이 한글 창제의 지적 재산권을 주장하여 한글 사용에 대한 사용료를 지불하라고 한다면? 가까운 예로 인터넷의 발명자가 인터넷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며 사용에 따른 비용 지급을 요구한다면? 인류에 기여할 만한 새로운 발견과 발명에 대한 보상이 과연 배타적인 소유권의 형태로만 주어져야 할지는 심각하게 고려해야만 할 문제일 것이다. 주주 우선주의도 마찬가지다. 공공의 이익과는 무관하게 주주의 권리가 최우선이라고만 한다면 그 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 기업의회적 책임, 환경 등의 문제는 어떻게 처리해야 할 것인가?

3) 재밌는 것은 우리가 철저하게 자본주의 사회라고 생각했던 나라들에서 요즘으로 보면 '좌빨'적인 시도들이 다양하게 나타났었다는 것이다. 1940년대 일본의 소위 혁신관료들의 '민유국영론'(소유는 민간이 하되 국가에서 경영하는)이라던지, 잘 알려진 북유럽의 양파껍질을 벗기든 천천히 진행되는 사적 소유의 규제라던지, 프랑스 혁명의 바뵈프가 주장했던 혁신적인 '공공소유 및 사적 소유의 철폐' 주장 등을 보면 '사적소유' 개념이 얼마나 문제가 많으며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나타날 수 있는지에 대한 감을 얻을 수 있다. 

역시 세상은 이분법으로는 정확히 알 수 없으며 많은 개념과 제도들은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갖고 있다. 문제는 그런 다양성을 볼 수 있느냐이고 또한 그런 다양성에 기반한 종합적 판단을 실행에 옮길만큼 사회가 유연한 사고를 갖고 있느냐인 것 같다. 저자를 관심저자로 등록하고 다른 저작들을 살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