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곡, 단테 알리기에리

1. 역사 교과서에 가장 많이 나오는 문학작품이 뭘까? 서양쪽만 생각해보면 최초의 근대소설
    이었다는 세르반테스의 돈끼호테나 제목만 봐서는 내용이 짐작이 안되는 단테의 신곡
    정도가 아닐까?
    지금 이야기 하고자 하는 책이 바로 단테의 신곡이다.

2. 단테라는 이름이 주는 어감이 살짝 멋지다. 게임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데빌메이크라이의 주인공인
   단테가 생각날 수도 있겠다. 게대가 그의 연인으로 나오는 베아트리체는 어떤가. 원래는 비체라는
   이름이었다는데 아무튼 단테가 평생 좋아하기만 하고 손목한번 못잡아본 ^^; 여인이다. 이름 역시
   멋지다.

3. 이마미치 도노노부 교수의 '단테신곡강의'를 읽고 감명받아서 원전을 읽어봐야 겠다고 시작했는데,
   다 읽는데 (천국편의 후반부는 대충 건너뛰었지만.. ) 두달은 걸린것 같다. 출근길에 2편씩 읽어서
   매일 조금씩 조금씩 진도를 나간 셈이다.

4. 일단 신곡은 소설이 아니다. 서사시 100편을 모아놓은 서사시집이다. 단테는 3이라는 숫자를
   좋아했다는데  신곡의 구성이 지옥 / 연옥 / 천국의 3파트로 나뉘어 있고, 각 파트가 33편의 시로 
   구성되어 있다. 각 편은 3행을 단위로 구성되어 있다. 
   아쉬운 것이 원래 이태리어로는 일정한 각운을 보여준다고 하는데 한글로 씌여 있어서 확인할
   도리가 없다. 총 1만 몇천행을 일정한 형식으로 지어낸 것만으로도 대단하지 않은가?

5. 이야기는 지옥 > 연옥 > 천국의 순서로 재미있다. 당연히 천국 > 연옥 > 지옥의 순서로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 왜냐면 지옥은 각각의 죄를 지은 사람들이 어떻게 벌을 받는가를 단순한
   인과응보  원칙으로 보여주는데 촛점을 맞춘 반면 천국쪽은 철학 혹은 신학의 교리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이다.
   특히 천국편에 가면 솔로몬, 바울, 베드로가 총출동하는데다 막판에는 예수와 성모 마리아에다가
   하나님까지!! 출연하기 때문에 정신이 없을 지경이다. 

6. 중간중간에 나오는 당시 피렌체의 정치상황에 대한 이야기는 이해할 의지를 완전히 포기하고 그냥 
   읽어보는 것에 만족해야했다. 

7. 신곡에 대한 평가 혹은 감동적인 부분은 '단테신곡강의' 포스팅에서 대충 정리했는데 크게
   달라지는 점은 없었다. 14세기니까. 대충 700년 전의 시를 읽고 저자의 생각이나 느낌을
   공유한다는 것이 재밌지 않은가? 

   깊이 들어갈수록 중죄인을 만나는 지옥의 구조, 산을 오르면서 죄를 씻는 연옥, 더 높은 하늘로 
   올라갈수록 유명한 사람을 만나는 천국 ^^; 시인의 상상력이 재밌다. 고전은 읽기는 어려워도 
   읽고 나면 인생에 도움된다는 느낌이 드는 것 같다. 

덧글

  • fivelove 2009/04/15 23:21 # 삭제

    이런 대단한것을 읽으시다니 존경스럽네요.ㅋ
  • 정석호 2009/09/27 23:38 # 삭제

    신곡의 위대한 점은 눈으로 본듯한 지옥,연옥,천국의 생생한 묘사지요.
    시인의 상상력의 무서움을 느끼게 해줬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다른 종교, 다른 신화에서도 지옥의 모습은 굉장히 비슷하게 그려지고 있는데, 그것은 문화의 전파를 통해 서가 아닐까 - 라는 추측을 해봅니다
    뭐 단순히 단테가 이미 지옥에 대한 당시의 상상을 이미 알고 있었던것에 불과한 것일 지도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 여형사 2009/09/28 11:23 #

    나중에 시간이 많아지면 신곡 전체를 천천히 필사해봤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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