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기의 역사, 미셸 푸코

1. 책은 어렵고 난해하다. 문체도 현란하고.. (번역의 이슈도 있을 듯 하다.한국말로 말이 잘
    안되는 문장들..)

2. 말 그대로 '광기'의 역사에 대한 책이다. 그 자체로도 (아마) 의미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의미 있는 것은 푸코가 광기의 흐름을 추적하는 방식이다.
   (이것 역시 아마도.. ^^;)

3. 르네상스 때까지는 광기는 상상의 초월적 존재의 현존으로 지각되었다. 고전주의 시대가
   되어서야 비로소 광기는 게으름이라는 도덕적 비난의 대상이 되었고, 노동 공동체에 의해
   보증된 사회적 내재성 속에서 지각되었다.
   (중략)
   광기가 우리가 지금부터 부여하고자 하는 지위를 갖게 되는 것은 노동이라는 신성한 권력에
   둘러싸인 이 '다른 세계'이다. 만일 고전주의 시대의 광기에 그 밖의 다른 장소, '다른 것'
    을 지시하는 무엇인가가 있다면, 그것은 광인이 비합리적인 세계로부터 출현했고 고유의
    낙인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광인이 부르주아 질서의 경계를 가로질러 왔기
    때문이며, 스스로를 부르주아 질서의 신성한 한계 밖으로 소외시켰기 때문이다.
    (본문 2장, 대감금 中)

4. 이 단락에서 말하듯 광기의 역사 자체도 의미 있겠지만 푸코는 광기를 다루는 사회의
   권력을 다루고 있다. 

    지식이 객관적으로 증명되는 것이 아니라 광기를 정의하는 의학, 심리학이 사회의 요구
    (노동력 확보 같은 것)에 의해서 광기를 반사회적인 것으로 규정하고 감금하는 역사를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5. 재밌는 것은 광인이 감금 되었다는 사실로 인해서 원래 왜 감금되었는지에 대한 원인을
   설명하는 환원적인 담론이 생성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A는 광인이어서 감금되었는데,
   그래서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게 되었고,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기 때문에 광인이라고 단죄되는
   환원론이다.

6. 그 외에도 광기에 대한 자세한 의미규정(조증과 우울증의 차이..) 감금에 대한 세부적인 역사,
   광기에 대한 공포심 등에 대한 세부적인 이야기가 있지만 잘 기억도 안나고 이해하기도
   쉽지 않았다.

7. 그나저나 궁금한 점.. 푸코가 니체의 계승자 중 하나라고 하는데, 그 이유가 뭐지?
   아시는 분 설명좀 부탁드려요. 

   제가 알기로는 소위 '계보학'이라는 것과 관련이 있다 정도인데 잘 모르겠네요.

덧글

  • 스곤 2008/03/03 22:14 # 삭제

    푸코니 니체니 하는 이름 자체가 저에겐 너무나 오랜만이라 오히려 반갑다고나 할까;;
    (저도 왜 푸코가 니체의 계승자인진 궁금하네요, 그냥 푸코가 니체의 어떤 정신을 받아들여 발달시켰기에 그런것이 아닐까요. 그게 뭔진 모르겠음 ㅋㅋ)
  • 여형사 2008/03/06 17:11 #

    덧글도 감사하고, 별도로 포스팅해주신 민노씨도 감사합니다. 관련된 덧글을 포스트에 달았습니다만.. 워낙 큰 형님들이니 뭐.. 뭐라 정리하기가 어렵네요. ^^;
  • 민노씨 2008/03/10 20:01 # 삭제

    제 트랙백에 '더조은인상'님께서 쓰신 논평에 답글을 달았던 것인데요.
    저로선 꽤 유용한 참조자료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얼핏 들어서... ^ ^;
    여기에도 남깁니다.
    물론 제 의견은 아니고, 김현의 [시칠리아의 암소] 중 '푸코-데리다 논쟁에 대하여' 의 일부입니다.
    오타는 ^ ^;; 감안해서 읽어주시길...

    ~~~~~~


    푸코 - 데리다 논쟁에 관한 구절 중 '데카르트'를 인용한 부분이 있어서 적어봅니다. 아래의 대화는 가상적인 대화로 갈리마르판 '광기의 역사' 부록에 수록된 것의 일부와 이에 대한 김현의 논평입니다.

    데리다 : 꿈은 광기의 경험보다 더 공통적이며 더 보편적인 경험이다. 광인이 언제나 무엇에나 속지는 않는다. 광기는 우연히 그리고 부분ㅇ적으로 감각적 인식의 어떤 영역에만 작용한다.

    푸코 : 데카르트는 꿈이 광기보다 더 공통적이며 더 보편적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 그는 또한 광인들을 때때로 특수한 점에서만 광인이다라고 말한 적이 없다. 데카르트는 회의의 과정에서 광기보다 꿈에 특권을 부여한다. 꿈은 이중의 이점을 갖고 있다.

    하나는 그것이 광기와 동등하거나 때로는 그것을 뛰어넘는 미친 짓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습관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첫 번째 것은 논리적이며, 논증적인 부류에 속하며 두 번째 것은 실천적 부류에 속한다. 꿈의 미친 짓은 예로서의 논증적 성격을 보장하고, 그것의 빈도는 훈련으로 도달 가능한 성격을 보증한다.

    데카르트를 사로자고 있는 것은 그 논쟁적 성격보다는 그 도달 가능한 성격이다. 데리다는 꿈의 그 두 성격을 혼동하여 보편적이라는 모호한 말로 그것을 감싸고 있다. 그 말은 그러나 데카르트의 텍스트에서 그 두 성격의 특이한 역할을 지우고, 미친 짓보다는 습관에 더 중요성을 부여하고 있을 것을 못 보게 한다.

    (중략)

    푸코-데리다 논쟁은 데카르ㅡ의 한 문단의 해석 논쟁이다. 꿈과 광기를 구분할 것인가, 하지 않아야 할 것인가를 둘러싼 논쟁은 주석의 논쟁이지만, 해석이 주석만으로 끝나는 법은 없다. 그것은 세계관의 논쟁이기도 하다.

    푸코는 이성이 광기를 배제했다고 보고, 광기의 역사를 씀으로써, 고전주의적 이성의 한계를 드러내려 하고, 데리다는 이성 속에 광기가 숨어 이싸고 보고, 그 숨김의 양태를 드러내려 한다. 논리적으로 본다면, 이성과 광기를 균형있게 보려는 데리다의 태도가 먼저이고, 이성의 광기 억압의 역사를 쓰는 푸코의 태도가 그 다음이지만, 실제 이뤄진 것은 그 반대이다.

    그들은 둘 다 합리적인 것의 폭력을 잘 느끼고 있으나, 데리다는 이성의 한계 내에서 그것을 극복하려 하고, 푸코는 이성 밖에서 그것을 뛰어넘으려 한다. 데리다가 이성 속에 감춰진 광기를 드러내는 작업을 한다면, 푸코는 이성이 억압한 광기를 드러내는 작업을 한다.

    데리다는 이성적인 언로, 푸코는 침묵의 언어로 그 작업을 한다 데리다는 그 점에서 푸코보다 더 고전적이며, 푸코는 데리다보다 그 점에서 더 낭만적이다. 데리다의 이성이 추론적, 입증적 이성이라면, 푸코의 그것은 역사적, 구성적 이성이다. 거기에서 잔절의 개념에 대한 찬반의 태도가 갈린다.

    추론적 이성은 단절이 표면적인 것이라 보려 하고, 역사적 이성은 그것이 계시적이라고 보려한다. 추론적 이성은 단절의 역사가 역사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싶어하며, 역사적 이성은 단절의 역사도 역사라고 부고 싶어한다(그 역사를 푸코는 고고학이라고 부르게 된다).

    푸코는 뒤에 단절의 역사나 고고학이라는 개념의 상당 부분을 수정하지만, 이성 밖으로 나가는 행위(그것이 또한 단절이다. 그 단절은 뒤집음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는 포기하지 않는다.

    푸코의 입장에서는 단절이 없는 역사란 기원을 중요시하는, 기원의 변형들의 역사이며, 다시 말해 관념들의 역사이며, 데리다의 입장에서는 단절의 역사란 조작적인 전체주의적 구성의 역사이다.

    그러나 그들은 한 가지 점에서 의견을 갖고 있다. 그것은 광기가 타기되고, 버려져야 할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들의 광기에 대한 관심은 합리적 이성의 폭력성을 직접 체험한 데서 자라난 것이다. 합리적인 것이 극단화될 때, 그것은 파시즘이 된다.

    파시즘의 극우는 우생할적인 히틀러이고, 그 극좌는 이상주의적 스탈린이다. 그 둘은 다 합리적 이성의 이름으로 집단 학살을 감행한다.

    그들의 논쟁과 관련하여, 한국에서 상상적인 것의 올바른 위치를 되찾아보려는 힘든 작업(왜 힘든가 하면 그런 작업도 비-합리적, 반동적 작업으로 매도되기 때문이다. 마치 이성적인 것만이 혁명적인 것처럼)을 하고 있는 진형준의 비평 자업은 주목을 요한다.

    그가 합리적인 것 속에, 뒤에, 혹은 앞에 숨어 있는 상상적인 것의 모습을 밝히려고 애쓸 때는 데리다와 닮고, 상상적인 것의 역사적 구조를 밝히려 할 때, 푸코와 닮는다. 그리고 이인성이 침묵의 언어 쪽으로 다가갈 때, 그는 얼마나 암묵적으로 폭력적 이성을 비판하고 있는 것인지.

    - 김현, '푸코-데리다 논쟁에 대하여', [시칠리아의 암소], p207 ~ 213. 중에서 (문학과 지성, 김혅전집 10).

  • 여형사 2008/03/10 22:40 #

    원문을 꼭 찾아서 읽어봐야겠네요. 덧글 감사합니다. ^^
  • .. 2008/04/01 10:50 # 삭제

    환원론 부분
    '광인' --> 감금을 통한 배제 대상 공식을 만들고 나면, '광인'에 대한 정의처럼 작동하면서 배제할 필요가 있는 위협요인들을 '광인'으로 내포시켜 감금의 제제를 가하는 권력 작동 방식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죠. 꼬리를 무는 환원론이 아니고 권력이 어떻게 저 공식을 만들어내기 위해 의학, 심리학, 법학, 경제학을 동원하고, 다시 그 정의를 권력에의 위협대상으로 확대하느냐의 동적인 장면을 상상해야 할 듯 함다~
  • 여형사 2008/04/01 11:39 #

    담론이 원래 동적인 형성과정을 거치는 것 아니삼? 암튼 이 말엔 동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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