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바톤놀이(외전)-민노씨에게 받음 잡담

외전이라고 한 것은 내가 바톤을 이어받는 5명에는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형식도 약간 다르게 (다시 말해 내 맘대로 ^^) 써 볼까 한다.
관련글 : http://minoci.net/379

1. 부여받은 주제 : 최고의 책

2. 최고의 책이라니.. 맙소사. 최고의 책을 말할 정도라면 로쟈님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뭐 어짜피 객관적이고 절대적인 최고의 책을 말하라는 것은 애시당초
   아닐 것이니 그냥 '내 인생의 책' 정도로 해석하면 되지 않을까? 하지만 한권을
   뽑을 수는 없고 (이럴 때면 항상 그렇듯) 분야별로 몇 권 정리해 볼까 싶다.

3. 최고의 소설 : 장미의 이름(움베르트 에코)
    : 소설은 워낙 자신의 취향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는 것이니 최고를 말하기가
      상대적으로 편하다. 

      이 책 외에도 최고의 소설 후보로는 한국 남자들의 로망인 '삼국지'도 있고,
      난삽하기로 지존급인 프랑스책 중에서 유일하게 동감이 된 '이방인'도 있고,
      재미있기로 지존급인 시드니 셀던 형님들의 책들.. 젊은 시절의 이문열, 
      패미니즘에 대해 눈뜨게 했던 '이갈리아의 딸들' 정도가 생각나지만 그래도
      '장미의 이름'이 최고인 것 같다. 

      '네가 아무리 이성적으로 모든 것을 분별하고 판단한다 할지라도 만약 세상이
       이성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이냐?' 라는 질문을 던진
       책이었는데, 여전히 궁금한 것 중 하나로 남아있다.

4. 최고의 경영학 관련 책 : Good to Great
    : 보통은 피터 드러커의 '경영의 실재'를 꼽는 분들이 많은데 나는 그다지 인상적이지
      못했고 오히려 이 책이 더 좋았다.

      경영학 관련 책들은 워낙에 사이비 같은 책들이 차고 넘쳐나는데 이 책은 꼼꼼한
      자료 분석과 치밀한 전개로 도대체 어떤 기업이 훌륭한 기업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위대한 기업으로 발전하는지에 대해서 멋지게 실증분석해 주고 있다.

5. 최고의 경제학 관련 책 : 자본론
    : 20대의 자본론은 내게는 성경과 같은 책이었다. 상품과 노동에 대해 설명하는 
      도입부분은 너무 인상적이어서 (심지어) 원문으로 볼 생각까지 했었다.
      (결국 독일어가 안되서 영어로;;)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의 '물질적 작동 원리'에 대해서 가장 강력하게 설명해 주는 책

6. 최고의 철학 관련 책 : 짜라두짜는 이렇게 말했다
    : 사실 철학 관련 책은 별로 읽은 적이 없어서 후보군이 너무 빈약하다 -.-;
     
      하지만 너를 뛰어넘어, 가족과 사회와 민족을 뛰어넘어 결국 인간을 넘은 무언가가
      되라는 니체의 말은 너무 멋지지 않은가?

      영화 '아일랜드'에서처럼 사실 신의 도시락에 지나지 않는 '천국행 열차표'를 우리는
      모두 지상낙원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자본주의'가 궁극적인 이상형이 아닐 것이라는.. 이상형을 상정하면 이미 이상형이
       아니고 오직 반성적 사고(이런게 맞나?;;)만이 영원할 것이라는 비장한 외침!

7. 최고의 에세이 :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 사실 이 책은 철학으로 분류할 수도 있고, 수필로 분류할 수도 있는데 임의로
       수필 쪽으로 분류했다.

       한문장 한문장 교과서로 삼아야할 것 같은 절제되고 아름다운 문장 사이로
       사람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빛나는 통찰들이 넘쳐난다. 

      한 여름의 지독한 더위속의 감옥에서 단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되는.. 그래서 서로를 미워하게 된다는 문장 속에서

      짝사랑을 하고 있던 당시의 나는 '내 존재로 인해 그 사람은 그냥 싫은 것인가'
      라는 엉뚱한 결론을 내기도 했었다 -.-;;

8. 최고의 만화 : 슬램덩크
    : 재론의 여지가 없는 최고의 만화!.

      아직도 만화의 끝부분, 5명이 얼싸안는 부분을 보면 눈물이 핑돈다 ^^;

정리하고 나니 재밌다.

검도왕님께 바톤을 넘긴다. 역시 주제는 최고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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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inoci님의 글 - [2008년 1월 28일, 월요일] 2008-01-28 19:47: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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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민노씨 2008/01/28 15:00 # 삭제

    재밌으셨다니 참 반갑네요. ^ ^
    이렇게 신속하게 받아주셔서 고맙습니다. ㅎㅎ
    여형사님 글을 읽으니 저도 여형사님께서 설정한 형식으로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살짝 들었습니다.

    여기에 간단히 적어보면.. ^ ^;

    1. 최고의 소설

    장길산 혹은 난쏘공

    후보로는..
    셀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
    최인훈의 광장
    이문열의 영웅시대, 사람의 아들
    김승옥의 단편들
    이청준의 단편들
    조정래의 태백산맥
    양귀자의 원미동 연작
    박노해가 [노동해방문학]에 발표했던 르뽀식(?) 소설들
    하루키의 지금은 없는 공주를 위하여(단편집) 정도가 되겠네요.

    [장미의 이름]은 대학때 발표했던 책인데요. 저로서는 그다지 재미가 없었습니다. [사람의 아들], [일식], [장미의 이름] 이 세 개의 책을 비교하고, 그 의미를 '종교'의 관점에서 발표하는 수업이었는데... 그 때 읽은 사람의 아들은 정말 인상적이었죠. 물론 이문열의 정치적 당파에 대해선 매우 부정적이지만요...

    2. 최고의 시집
    황지우, 기형도, 이성복, 박노해, 정현종 사이에서 고민 때리는데 지금으로선 기형도의 '입 속의 검은 잎'이 최고의 시집이네요.

    후보로는..
    정현종의 고통의 축제, 나는 별아저씨
    황지우의 나는 너다, 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
    이성복의 뒹구는 돌은 언제 잠깨는가, 남해금산
    박노해의 노동의 새벽
    네루다의 스무 편의 사랑의 시와 한 편의 절망의 노래 (편서)

    3. 최고의 에세이
    황지우의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호

    후보로는..
    기형도의 짧은 여행의 기록
    정현종의 숨과 꿈

    4. 최고의 인문학 서적 (문사철로 나눠서.. ^ ^; )

    ㄱ. 문학분야
    김현전집, 특히 행복한 책읽기, 책읽기의 괴로움, 폭력의 구조/시칠리아의 암소, 문학과 유토피아, 한국문학의 위상/문학사회학, 말들의 풍경

    후보로는...
    발터 벤야민의 문예이론, 특히 기술복제 시대의 예술 작품 (민음사 편저)
    마르쿠제의 미학의 차원
    김성곤의 미로 속의 언어

    ㄴ. 역사 분야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

    후보로는...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
    강만길 외 4월 혁명론

    ㄷ. 철학 분야
    마르틴 부버의 나와 너

    후보로는..
    니체의 짜라, 도덕의 계보학(이건 다 읽지도 않았지만요. ㅎㅎ), 그리고 니체책들의 어떤 구절들.. ㅎㅎ
    철학사전(도서출판 '친구'편저. 품절인데 최근에 우연한 기회에 제본했네요. ㅎㅎ)
    마틴제이의 변증법적 상상력(프랑크푸르트학파에 대한)
    송두율교수가 [현대와 사상]에 기고했던 짧은 에세이들
    강대석의 니체와 현대철학
    강내희 외 포스트모더니즘론

    5. 최고의 사회과학 서적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 혹은 독일 이데올로기

    후보로는...
    노동해방문학 (중에서 사회적인 현안에 대한 기고들)
    리프킨의 엔트로피 (이건 자연과학으로 분류해야 하나 싶기도 하고.. ㅡㅡ;; )
    밀즈의 들어라 양키들아, 파워엘리트(이건 솔직히 거의 기억에서 사라진 책이긴 하지만... 당시에 충격적이었던 인상이 여전해서)

    쓰다보니.. 너무 길어졌네요. ^ ^;
    저도 재미삼아 한번 기억들을 간략히 정리해봤습니다. : )
  • 민노씨 2008/01/28 15:03 # 삭제

    앗, 가장(?) 중요한 만화가 빠졌네요. ㅡㅡ;;

    6. 최고의 만화
    후루야 미노루의 이나중 탁구부, 혹은 두더지

    후보로는...
    이토준지의 호러콜렉션
    나오키의 몬스터, 20세기 소년(결말은 빼고)
    허영만의 타짜

    정말 이상입니다. : )
  • 여형사 2008/01/28 16:52 #

    호.. 흥미로운 도서목록이네요. 저 같은 경우는 시는 아무리(라고는 하지만 많이는 아니군요;;) 읽어봐도 별다른 재미를 못 느끼겠더라구요. ^^;
    호밀밭의 파수꾼은 30대의 늙은(?) 감수성으로 읽어서 그런지 심드렁했고, 사람의 아들은 저도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태백산맥도 마찬가지 ^^
    발터 벤야민은 다음 도서 목록에 올라와 있습니다. 우라사와 나오키의 만화는 재밌긴 한데 항상 결말이 아쉽더군요. 흐흐
  • 검도왕 2008/01/30 00:29 # 삭제

    트랙백..엮인글..
    다시 연구하느라 한참의 시간을 보냈다..
    결국 네이버 댓글을 달면서 내 글로 오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아직 찾아낸게, 직접 그 주소를 댓글영역에 붙여넣는.. 방법밖에는 아직 찾아내지 못한..음냐..
  • 여형사 2008/01/30 10:19 #

    덧글 남기고 왔어요~ ㅎㅎ
  • 검도왕 2008/01/30 12:26 # 삭제

    트랙백달기 성공..으하하.
    네이버에서도 이렇게 되는건가..?
    여하간에 네이버와 이글루사이에서도 이렇게 연결이 되는구나..음냐..ㅎㅎㅎ
  • 여형사 2008/01/31 10:18 #

    ㅎㅎ 네이버에서 트랙백 기능이 제공된게 얼마 안 됐죠. 흐흐. 그런면에서 네이버 블로그는 많이 폐쇄적이라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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