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만능 세상 잡담


                               <한겨레 그림판, 2008년 1월 27일>

이명박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2010년부터는 고등학교에서 영어수업은 영어로만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일반 과목도 영어로 수업하자는 이야기도 나왔었지만 실현 가능성이 사실 희박하므로
이정도 선으로 정리가 되는 것 같다.

요즘 고등학생들이 영어를 얼마나 잘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예전 내 기억 (15년전?-.-;)으로 판단해보면
일반 고등학교에서는 반에서 두세명 정도 밖에는 수업을 따라가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학생도
학생이지만 영어로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선생님이 (역시 내 기억으로는) 학교에 한/두명 밖에는
없었다. 그것도 그냥 할 수 있을 것 같다이지 실제는 모른다.

인수위 교육쪽의 간사라는 한나라당 의원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관련기사)
'영어교육 개혁은 청계천 복원과 비슷하여 안된다고 하면 영원히 안되기' 때문에 그냥 밀어붙이겠단다.
초반에 (당연히) 있을 부작용은 알아서 해결하라는 뜻이다.

생각해보면 영어 수업은 영어로 하는 것이 가장 좋기는 하다. 하지만 그건 언어를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는 어린아이들에 해당되는 이야기이고, 고등학생만되도 선천적인 언어습득 능력은 이미 사라지고
없다. 따라서 중학교 때까지 기본적인 수준의 영어를 듣지 못하면 고등학교 부터는 영원히 영어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적어도 학교에서는) 박탈당하고 만다.

공교육의 목적이 무엇인지, 그리고 학교에서 영어를 배우는 목적이 무엇인지 헷갈리는 대목이다.

공교육이라면 '더 잘하는 애들'을 위해서 교육의 질을 더 높이는 것 보다는
'기본적인 수준을 유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하는 것 아닐까? 돈도 없고 어려서 영어도 못배운 애들은
대체 어디서 소위 '실용영어'를 배워올 수 있단 말인가..

물론 농어촌 지역부터 소위 '영어기능요원' 선발이나 TESOL자격증 소지자들을 실용영어교사로 투입한단다. 
Tesol 소지자들이 '농어촌' 지역으로 들어갈까 싶으니 역시 군대의 힘으로 해결하겠다는 뜻이다.  
이건 실제 얼마나 작동이 될지 궁금하긴 한데 아마 안될 가능성이 훨씬 높을 것이다. 영어 조금 하는 것하고
그걸 실제로 가르치는 것하고는 하늘과 땅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학부모들의 선택은 무엇일까? 선택받은 (어려서 영어를 익힌) 아주 소수를 제외하고는
초등학교부터 (혹은 그 이전부터) 소위 실용영어를 위한 영어사교육 시장으로 달려가야 할 것이고
상당기간 또는 어쩌면 우리나라에서는 영원히 지속될 것이다.

돈없고 가난한 사람들 중에 이명박 찍은 사람들의 생각이 매우 궁금해진다.

덧글

  • 검도왕 2008/02/01 10:05 # 삭제

    그 명박이 형 찍은 돈없고 가난한 사람들 대부분이 아직도 이 모든 세상의 어려움과 고난이 놈현때문이라는 조선일보교에 세뇌당한 사람들이라.. 아마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아직도 모르지 않을까..음냐.. 그나저나 당장 모가지 짤리게 된 공무원들은 이명박 찍은 걸 후회하고 있을까 아닐까..음하하..
  • 여형사 2008/02/01 19:07 #

    공무원들이 후회한다니 야릇한 대리만족(?)이 느껴지기는 하네요.
    우리나라는 전반적으로 망해가고 있는 것이 분명한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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