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운(지음), <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 21세기북스, 2019

"빈 책장을 채우며 늙어가기로 했습니다!"(269쪽)

"내 책장을 가득 채운 책들을 보면, 열이면 아홉이 꼭 물어봅니다. '이 책들을 다 읽으셨어요?' 아, 말문이 콱 막히는 질문입니다. 그런 질문은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이 하는 겁니다. 단언컨대, 책은 다 읽고 책장에 꽂아두는 게 아닙니다. 앞으로 읽으려고 책장에 꽂는 겁니다! 책장에 책이 그렇게 많은 이유는 내가 알고 싶은 것이 너무 많다는 뜻입니다. 책장에 꽂힌 책들을 볼 때마다 삶의 의욕이 팽창되는 것을 느낍니다." (273쪽)

그리 신뢰하지 않는 저자이지만 이 구절은 마음은 든다. 하지만 담고 있는 정보량은 너무 적고 구조화되어 있지도 않다. 아울러 신문에 연재했던 글을 다시 묶어 내는 저자의 책을 다시 살 생각은 없다. 

이종환(지음), <플라톤국가강의>, 김영사, 2019

- 이야기(문학작품)으로서의 <국가>
"역사적인 인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소설처럼 플라톤이 소크라테스라는 인물을 상상력을 통해 새로운 문학 작품으로 재구성했다고 볼 수 있다." (31쪽)

- 올바름
"어느 누구도 다른 사람의 신세를 지지 않고 살 수 없기에, 신세를 잘 갚도록 해주는 시스템을 갖춘 사회가 가장 정의롭고 올바르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 <국가> 전체의 기획이다." (75쪽)
"어떻게 하면 내가 진 빚을 잘 갖고 살 수 있는가 하는 문제"

- 형상을 비유로 설명하는 이유
'교육'의 차원, 즉 독자들이 능동적으로 '좋음'을 탐구하도록 하기 위함 

- 시가(시인) 비판의 핵심
:시인이나 모방 자체의 비판이 아님, 이들이 모방하는 대상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모방을 하고 있기 때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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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종환 교수의 첫번째 저술인것으로 보이는데 매우 인상적이었다. 2014년 철학고전강의에서 플라톤 형이상학을 배웠고, 2016년 실천학(2)에서 국가를 약 두달정도 배웠는데, 복습 교재로 탁월했다. 아울러 현실적인 사례를 적절하게 제시하여 이해를 높여주었으며, '이야기'와 '올바름'이라는 형식과 내용을 '교육'이라는 목표로 일관성있게 풀어냈다. 선생님의 고전강의 이후 제일 인상적인 고전해설서. 



강유원(지음), <에로스를 찾아서:사랑과 아름다움에 관한 성찰>, 라티오, 2017

움베르토 에코의 <중세의 미학>을 읽고 이해안되는 부분이 많아 다시 2017년 선생님의 <에로스를 찾아서> 8주 강의를 복습한 후에 다시 읽었다. 세번째 읽어보니 확실히 이해되는 부분이 많고, 강의와 바로 연결되는 지점이 많아 오랜만에 공부의 재미를 느끼게 된 경험. 중간 중간 아래와 같은 선생님의 농담도 알아듣게 되어 즐거웠다. 

"지상은 살육과 그것의 산물인 시신屍身으로 황량해지고 있는데 화가는 앙리 4세를 현전하는 초월적 존재라도 되는 양 찬양한다."(탈취, 60쪽)

움베르토 에코(지음), 손효주(옮김), <중세의 미학>, 열린책들, 2012(마니아판 2쇄)

- 중세 미학
 "고전시대로부터 다소 무비판적으로 물려받은 유산을 가지고 시작되었다. 그것은 완전히 새로운 정신이 주입된 유산이었다. 거기서부터 아름다운 것에 관한 형이상학과 인식론이 점진적으로 발전되었으며, 마침내는 유기적 가치를 지닌 미의 관념이 확립되었다."(13쪽)

- 진리와 미는 모두 형상이라는 견지에서 규정. 진리는 사물의 내면적 성격과 관계있는 형상의 성질. 미는 외면적 성격

- 갈레노스의 비례의 미학, 중세 미학으로 전해져 형식적이면서 수학적 개념의 미학이론으로 전개 

- 상징과 알레고리, 사물들은 기호이며, 그림은 평신도의 문학

- 아퀴나스, 유기체의 미학, 완전성, 비례, 명료성 

- 결론 
 "중세의 예술적 전통은 로마 제국 멸망 이후의 불안과 무질서에 대한 반응으로 등장한 피타고라스의 수의 미학으로 시작하여, 예술의 가치와 고전 시대로부터 물려 받은 미를 염두에 둔 카롤링거 왕조 시대의 인문주의적 미학으로 옮아갔다. 그후 정치적 질서가 안정되면서 세계에 대한 신학적 체계화가 진행되었다. 서기 천년의 위기가 지나가자마자 미학은 우주적 질서의 철학이 되었다... 철학자들이 여전히 본질에 몰두하고 있는 동안, 본질이 이미 변화시켜버린 경험과 과학의 눈앞에 미가 나타났다... 스콜라 철학의 미학은 이제 쇠퇴한 북부의 중세주의와 이탈리아에서 탄생한 새로운 세계 양자 모두에 부적합했으며, 인문학은 인류에게 다른 유형의 확신과 보증을 제공해 주었다."(197쪽)

프루 쇼(지음), 오숙은(옮김), <단테의 신곡에 관하여>, 저녁의 책, 2019

Nel mezzo del cammin di nostra vita
mi ritrovai per una selva oscura, 
che la diritta via era smarrita.

우리 인생길의 한가운데서, 
나는 올바른 길을 잃고
어두운 숲속에서 헤매고 있었다. 

"이것은 모든 독자가 연관 지을 수 있는 경험이다. 살아온 과거가 더는 의미 없어지고 앞길은 보이지 않는 지점에 도달한 사람은 누구라도, 미래를 마주하면 혼란스럽고 불안하고 절망적인 사람은 누구라고, (요즘 식으로 말해) 상담을 받고 치료사를 찾고 실패를 경험한 적 있는 사람은 누구라도 비슷한 심경을 겪는다."(41쪽)

이희재(지음), <번역의 탄생>, 교양인, 2018(19쇄)

번역가들에게 교과서의 하나로 읽히는 책. 영어 공부교재로 활용해도 좋을 정도로 한국어-영어 번역에 따른 여러 문제와 해결책을 세심하게 짚어준다. 한편으로 복잡한 전문 영역에서 새로 생겨나는 단어들은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이 번역을 해주어야만 한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현실과는 크게 동떨어진 이야기겠다. 본문 내용과 크게 상관없이 기억되는 구절은, 

"대인관계로 인한 부담감 없이 그저 하루종일 글자하고만 씨름하는 생활이 단순하기는 해도 불필요한 신경전에 기운을 쏟지 않아도 되니까 좋았다. 그렇게 차츰 나는 번역의 길로 접어들었다."(머리말 중)

조영권(글), 이윤희(만화), <중국집>, CABooks, 2018

26년간 피아노 조율을 하며 전국을 다닌 저자가 취미 생활로 방문하는 지역마다 중국집을 방문하며 기록한 것들을 글과 그림으로 옮겼다. 당연히 전국의 중국집들과 그 집들의 간판타자들이 등장하는 전형적인 맛집 탐방기이지만, 사라져가는 피아노 조율이라는 직업을 오랜 시간동안 해오고 있는 저자의 생각들이 맛집 탐방기와 잘 볶아져있다. 책에 담긴 오래된 중국집들의 사진만 넘겨봐도 책값은 충분히 하는 책. 

피터 싱어(지음), 노승영(옮김), <마르크스>, 교유서가, 2019

옥스포드 very short introduction 시리즈의 번역본. 입문서임은 감안하더라도 평범한 수준. 이사야벌린의 <칼 마르크스, 그의 생애와 시대>로 넘어가기 위한 준비운동 정도라고 생각해도 좋을 듯 하디. 

마르크스의 사상에 대한 견해는 '감사의 말'에서 밝힌대로 개러스 스태드먼 존스가 쓴 <카를 마르크스, 위대함과 환상사이>에서 제시된 견해와 같은 입장에 어 있다. 즉 그의 사상을 단순히 유물론과 관념론의 대결로 볼 것이 아니라 칸트에서 헤겔로 이어지는 독일 관념론의 전통에서 볼 때 마르크스의 역사철학과 노동 가치설 등의 전체 맥락에 대한 파악이 용이하다는 견해다. 구체적으로 마르크스는 넓은 의미에서 본 헤겔 철학의 관점에 입각하여 인간 공동체의 유적 본질의 파괴와 화폐-교환에 의해 서로를 이용하는 적대적 인간관계라는 '소외된 상태'의 극복을 자신의 정치 경제학 비판의 출발점으로 삼았는데, 이는 애초부터 경험적 과학이 아니라 철학적 사변을 집증하려는 시도였다는 주장이다. 이를 본문에서 찾아보면, 

"최초의 마르크스주의는 헤겔의 역사철학보다 현실적이지만 여전히 과학적 연구라기 보다는 사변적 역사철학이다. 세계사의 목적은 인간의 자유다... 사유 재산은 인간의 창조물인데도 인간을 지배하고 노예로 만든다. 하지만 궁극적 해방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철학적으로 필연적이기 때문이다."(71쪽)

마르크스 전기는 피터싱어, 프랜시스 윈, 이사야 벌린, 개러스 스테드먼 존스의 저작이 출간되어 있는데, 제시된 순서대로 읽는 것이 좋은 듯 하다. 

카를로 마리아 치폴라(지음), 장문석(옮김), <인간의 어리석음에 관한 법칙>, 미지북스, 2019

"분명한 사실은, 유머가 현실의 희극적 양상을 부각하고 표상하는 섬세한 지적 능력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유머에는 역시 그 이상의 것이 있다. 이탈리아어 대사전에도 나오듯, 유머는 적대감보다는 오히려 깊이 있고 종종 따뜻한 인간적 공감에서 솟아나온다. 더욱이 유머는 기가 막힌 타이밍과 장소에서 본능적 직관에 따라 솟아나온다. 죽어가는 사람의 병상에서 삶의 불확실성을 논하는 유머는 유머가 아니다. 그 반면, 단두대 계단을 올라가던 한 프랑스 신사가 발을 헛디디자 간수를 돌아보며 소리쳤다는 이 이야기는 어떠한가. "발을 헛디디면 재수가 없다고 하던데." 과연 이런 유머를 구사할 줄 아는 신사라면 그의 머리는 구제될 가치가 있으리라."



피터 싱어(지음), 노승영(옮김), <헤겔>, 교유서가, 2019

피터 싱어가 옥스퍼드의 A very short Introduction 시리즈로 2001년에 작성된 책의 번역본. 동물이나 환경에 대한 윤리적 측면을 다룬 책에서 저자의 이름을 확인한 적이 있는데 왜 헤겔 개설서에 저자가 선정되었는지는 궁금하여 위키 백과를 찾아보니, 이 책은 1982년에 간행된 책을 2001년에 재발행 한 것이며, 1997년에 저자가 <German Philosophers: Kant, Hegel, Schopenhauer, Nietzsche>라는 책을 낸 이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칸트에서 시작하여 헤겔의 역사철학의 '자유' 개념을 설명하고, <정신현상학>을 통해 '절대지'로 나아가는 헤겔의 시도를 다루는데, 선생님의 <철학고전강의>의 헤겔편과 비교하면 내용이 지극히 평범하다. <철학고전강의> 414쪽에서 헤겔의 과제를 한문장으로 요약한 부분을 옮기면서 기억하는 것이 좋겠다. 

 ‘좋음’은 선재先在하는 ‘본’本이며, 현재의 과정에 임臨해 있는 작용인作用因이며 이 과정이 도달해야 할 목적(telos)이다.

개러스 스테드먼 존스(지음), 홍기빈(옮김), <카를 마르크스, 위대함과 환상 사이>, 아르떼,

저자의 핵심적인 주장은 19세기를 살았던 역사적 마르크스의 생각과 20세기에 알려진 '마르크스주의'는 특히 자본주의 붕괴론 등의 핵심적인 부분에서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이는 특히 엥겔스 등이 마르크스 이후 마르크스의 사상을 전파하는 과정에서 <자본론>에 불분명하게 기술된 자본주의 붕괴에 대한 부분을 과대 혹은 의도적으로 다른 방식으로 해석한 것에 따른다고 한다. 역자 서문에 나타난 저술의도와 핵심 개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철학자 마르크스는 유물론과 관념론의 단순구도가 아니라 칸트와 헤겔의 독일 관념논의 전통에서 볼때에야 그의 역사철학이나 노동가치설 등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둘째, 마르크스의 일생에 걸쳐 일관되고 단일한 정치적 노선이 없다. 
셋째, 넓은 의미에서 헤겔 철학의 관점에 입각하여 인간 공동체적 유적 본질이 파괴되고 화폐-교환에 의해 서로를 이용하는 적대적 관계라는 '소외된 상태'의 극복이 마르크스 정치 철학의 출발점이다. 따라서 처음부터 경험적 과학에서 시작된 이론이 아니라 철학적 사변을 이증하고자 하는 동기에서 시작된 것으로 현실적 난점과 이론적 아포리아에 부닥쳐 사실한 실패한 기획이다. 
넷째, 마르크스주의는 1870년대 중반이후 엥겔스의 마르크스 사상의 '대중화' 작업의 산물이며, 이후 1880년대 독일 사회민주당, 1890년대 제 2인터네셔널의 요구헤 부합하여 전개되었다. 

저자인 개러스 스테드먼 존스는 펭귄판 <공산당 선언>의 번역자이자 케임브리지 정치사상사 시리즈의 19세기 부분의 책임 편집자이기도 하다. 

백승권(지음), <보고서의 법칙>, 바다출판사, 2019(2쇄)

- 보고서(업무 글쓰기)는 정확성과 효율성이 핵심

[핵심 원칙] 
- 보고자가 아닌 의사결정자의 관점에서
- 핵심 내용을 두괄식으로
- 필요없는 부분을 최대한 삭제하고
- 전체 구조가 보이도록 카테고리를 나누어
- 사례를 들어 설득력 있게 작성함

- 형식이 곧 전략
 

데이비드 깔루빠나 등(지음), 재연(옮김), <싯다르타의 길>, 숨, 2018(개정판 2쇄)

서술방향
- 붓다와 관련된 당시의 지도적 인물들을 묘사
- 붓다가 방문한 지역에 관한 정당한 지리적 견해를 제공함
- 붓다의 가르침을 간결하고 일관성 있게 제시함

붓다가 당시의 지도적 인물 혹은 사상과 어떤 관계였나
- 바라문교의 고정된 자아(Atman)이나 카스트제도의 정당화와 대결 
- 출가후 알라라 깔라마, 웃다까 라마뿟따 등에게 명상을 배움
- 해탈 후 바라문교, 자이나교 등 당대의 지도적 종교 지도자들과 대결 

붓다가 가르친 것은
- 인간이 경험하는 모든 현상속에 고정 불변의 실체는 없다. 照見五蘊皆空
- 존재는 '의존적으로 발생한 것' 緣起
- 근본적인 진리인 四聖諦와 八正道를 통해 윤회에서 벗어나 해탈에 이를 수 있음

조영태(지음), <정해진 미래>, 북스톤, 2018(13쇄)

인구학 : 사람이 태어나고 이동하고 사망하는 것, 이 3가지를 다룸

저출산 
- 한국에서는 2002년 합계출산률이 1.3명이하로 떨어지면서 본격적으로 사회 이슈. 2018년 연간 출생아수 32만명  
- 평균 가족구성원수 1980년 4.5명 --> 2010년 2.6명
- 대학입학경쟁율, 2021년 1:1, 2025년 0.95:1

HDI(Human Development Index) 인간개발지수
- UN개발계획이 각국의 교육수준, 1인당 국민소득, 평균소명, 여성의 사회 참여등을 기반으로 전반적인 삶의 질을 평가하는 지수
- HDI가 0.9을 넘어서면 출산율이 다시 오르는 현상. 즉 삶의 질과 출산율의 인과관계가 명확하며 특히 여성의 전반적인 처우를 개선하면 출산율이 상승함. 

나영석(지음), <어차피 레이스는 길다>, 문학동네, 2018(2판 2쇄)

"우리가 언제부터 성공, 실패 따져가며 일했어. 재미있을 거 같고 꽂히면 하는 거지. <1박 2일> 시작할 때는 성공할 줄 알았나 뭐, 그냥 우리끼리 즐거워서 한 거잖아. 이번 것도 똑같아. 나도 드라마는 처음 써보는 건데 의외로 재밌더라고 이게. 망하면 망하는 거지 뭐."(339쪽)

요시다 유타카(지음), 최혜주(옮김), <일본의 군대, 병사의 눈으로 본 일본근대>, 논형, 2005

일본 군대의 특징
- 농촌의 철저한 가난을 배경으로 성립, 이후 군대가 천황제 이데올로기의 기반이 됨
- 정신주의, 멸사봉공주의의 근원으로 전후에도 영향을 미침 

근대의 형성과 군대
- 시간, 신체, 언어의 규율화와 규격화 : SEIKO 9형 손목시계 7식, 1940년 보급 시작, 구두와 표준어의 보급
- 문명 개화의 체험장으로서의 군대 : 육식과 빵식의 보급
- 사회의 규율화와 조직화의 시험무대 

군대는 일본의 근대화의 시작에 기여한 측면이 있으나 이후 경직성으로 오히려 방해가 된 점도 있었음
"일본의 근대가 초기 단계에서 근대화의 추진력이 되어온 사실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교육제도의 확충과 공업화의 진전, 더욱이 민중의 정치적 자각이 고조되면서 군대가 가진 그러한 추진력은 점차로 쇠퇴해 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오히려.. 군대는 근대화의 질곡이 되어갔던 것이다."(170쪽)

강유원(지음), <책과 세계>, 살림, 2007(4쇄)

거의 10년전에 읽고 부분부분 읽다가 다시 통독. 2004년에 쓰신 이 책과 2017년에 출간된 <에로스를 찾아서>를 비교하니 선생님 문체가 많이 달라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와 함께 2008년 10월 31일에 이 책을 읽고 쓴 내 감상(?)은 아래와 같았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다. 

1, 사자가 위장에 탈이 나면 풀을 먹듯이 병든 인간만이 책을 읽는다. 
     이 구절이 서문에 나오는데.. 강유원님이 직접 쓴 것인지.. 아니면 다른 데서 인용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 암튼 멋진 구절임에는 틀림없다. 병든 인간.. 자신이 모자라다고 생각하는 인간.. 무엇인가 채워야할 인간만이 책을 읽는다. 

2. 비슷한 시기에 읽은 '주제'와 같은 형식의 서평집인데 분량이 아주 짧고 고대부터 현대를 제외한 주요 시기별로 저자가 생각하기에 의미있는 책들에만 한정되어 있다. 비슷한 책을 계속 읽어서인지 그다지 인상적이지는 않다. 역시 메뉴얼은 한번만 보는 것인가 보다. 

이옥란(지음), <편집자 되는 법>, 유유, 2019

"실력 있는 편집자가 공들여 만든 책이 연간 수만 부, 수십만 부 쯤 팔리는 시절이라면 모든 영광을 저자에게 돌려도 좋을 것입니다. 시절은 이미 초판 2천 부를 찍어서 몇 해 동안 나누어 팔게 된 지 오래되었습니다. 존재감이 묵직한 새 책이 나와도 독자가 움직이지 않습니다. 좋은 책 나왔다고 알아보고 묵직한 책을 덥석 사는 독자는 과거로 갔습니다. 방송이나 온라인 매체에서 구전을 타지 못하면 저명한 저자라도 고전합니다. 편집자가 자신이 만든 책으로 발언한다고 말하기가 무색해졌습니다. 내용 좋은 원고에 그저 코를 박고 일해서는 안 되는 시절이 온 것입니다. 편집자의 입지가 약해지면 좋은 책도 어불성설입니다." (10쪽)

"급기야 2017년 조사에서는 성인 40.1 퍼센트가 한 해 동안 책(일반도서)을 한 권도 읽지 않았다고 답했습니다." (22쪽)

"대략 6,500명의 편집자가 일할 것으로 추정되는 실제 출판사의 수는 3천 개 내외입니다... 종사자 수가 한두 명인 출판사가 전체 3,018개 가운데 1,635개 즉, 54퍼센트이며, 다섯 명도 안 되는 출판사가 74퍼센트입니다... 편집자가 한 명인 1인 출판사가 절반이라는 말입니다."(25쪽)

"신간은 발행 직후 석 달간의 매출이 2년간 매출의 55퍼센트, 반년간의 매출이 70퍼센트에 이른다는 온라인 서점 통계를 상기하면.."(64쪽)
"신간은 발행 후 3년이 지나면 대부분 수요가 쇠퇴하고 상품으로서 의미를 상실합니다. 책의 수명은 3년! 발행 후 서너 달 동안의 판매량이 총 출고 부수의 30-40퍼센트, 1년 이내에 50퍼센트 이상이라고 합니다."(72쪽)
"수치의 차가 어떻든 출판사가 매출을 내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는 뻔합니다. 신간을 계속 많이 내는 겁니다. 신간이 있어야 매출이 생기고 수금도 수월해지니까요."(73쪽)



로완 윌리엄스(지음), 김병준(옮김), <복음을 읽다>, 비아, 2018

"이 책에서 저는 마르코의 복음서라는 긴박하고도 압축적인 텍스트를 찬찬히 읽어나가고자 합니다. 그리고 독자분들도 이 책에서 다루는 이야기를 되새기며 이 복음서를 찬찬히 읽으시기를 바랍니다. 이 책의 목적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찬찬히 읽을 때만 우리는 텍스트 표면에 드러난 단순함을 넘어서 그 안에 담긴 더 깊은 주제들 안으로 파고 들어갈 수 있습니다." (들어가며, 7쪽)

1. 복음의 시작 
 - 복음서란 무엇인가 : 공식적인 선포, regime change를 알림 
 - 마르코는 누구인가 : 여러 지역을 여행한 일정 수준의 교육을 받은 자, 기원후 60년경에 마르코 복음서를 작성한 것으로 추정
 - 왜 복음서를 썼는가 : 놀랍고도 경이로운 세상을 빋게 만드는 관계이 본질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려는 시도 
"또한 그 놀라운 이야기들이 이야기를 전하는 사람과 접하는 사람 모두의 삶을 변화시키는 가운데 신뢰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되는 것을 목도하는 것입니다."(42쪽)

2. 밝혀질 비밀
- 왜 기적인가 :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려는 시도가 아니라 사람에 대한 측은지심의 발로, 언제나 신뢰와 관계를 동반할 때만 나타남
- 왜 비유인가 : 눈으로 보고도 보지 못하는 인간에게 말하는 방식
- 왜 오해인가 : 체제 전환이 필요함 
" 이 복음서가 증언하는 하느님은 우리가 상상하며 그리는 전지전능한 우주의 주인이 된 우리 자신의 모습, 즉, 우리 자신의 상상 속 부풀어 오른 자아와는 전혀 다른 분입니다. 그분은 모든 것의 바닥에 계시며, 존재의 중심에서 바깥을 향하여 역사하시는 분, 그렇게 함으로써 참되고 완전한 변화를 이루어 내시는 분입니다."(93쪽)

3. 겪어갈 고난 
- 예수 홀로 : 모든 희망이 사라졌을 때 밝히는 진실, "그렇다, 나다"
- 인간의 권력, 하느님의 권력 : "하느님의 권력과 우리의 권력을 동일시하는 환사에서 우리가 구원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115쪽)- - 복음의 끝 : "신뢰 안에서 내가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것을 내려놓음으로써, 우리의 방식이 아니라 오로지 당신 자신만의 방식으로 역사하시고 우리의 기대를 완전히 뒤엎으시는 사랑으로 들어가는 것, 그것이 신앙의 근본임을 말하는 책입니다."(125쪽)

* 국내 번역 출간된 로완 윌리엄스 책들
<신뢰하는 삶, 그리스도교 신앙의 기초>, 비아, 2015
<삶을 선택하라, 성육신과 부활에 관한 설교>, 비아, 2017
<심판대에 선 그리스도, 우리의 판단을 뒤흔드는 복음에 관하여>, 비아, 2018
<복음을 읽다, 로완 윌리엄스의 마르코 복음서 읽기>, 비아, 2018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 복있는 사람, 2015
<제자가 된다는 것>, 복있는 사람, 2017
<하나님이 함께하신다는 것>, 국제제자훈련원, 2017


윌리엄 맥닐(지음), 김우영(옮김), <전염병의 세계사>, 이산, 2005

윌리엄 맥닐의 <전쟁의 세계사>가 전사 집단이라는 거시기생을 다룬다면, <전염병의 세계사>는 병균이라는 미시기생과 인류의 역사를 다룬다. 전자가 후자의 후속작인 셈인데, 전자가 좀 더 익숙했다.  

전염병과 인류의 역사는 당연히 매우 긴밀한 연결고리를 갖고 있었지만, 역사가들이 이를 다루기에는 자료의 부족이나 거시사에 대한 치중 등으로 인해 충분히 다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둘 사이의 주요 연결고리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인류가 열대지방에서 온대로 이동하면서 병균 활동이 덜 활발한 지역으로의 이동을 통해 문화적 발명과 번성에 이르렀음
- 구세계 주요 문명 도시가 성장한 것에는 집단 생활을 통해 이미 전염병에 내성을 갖게된 도시 문명인들이 전염병에 취약한 주변 인구집단을 손쉽게 제압한 측면이 있음
- 인도의 불교나 힌두교에서 나타나는 초월주의는 가난과 전염병에 시달리던 농민의 상황에서 크게 영향을 받음
- 14세기 중세 유럽에서 페스트의 유행과 채찍질 고행파와 같은 일탈적 종교행위 등장의 연관성 
- 멕시코와 페루에서 약 120년간 전염병으로 인해 90%의 인구감소, 이를 기반으로 중남미의 에스파냐화가 이루어짐
- 18세기 전염병에 대한 이해와 이성에 대한 자신감에 따른 계몽주의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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