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 핀카드(지음), 전대호,태경섭(옮김), <헤겔>, 길, 2015

-근대성
"우리 근대인은 지금도 여전히 자유의 찬미와 시장 경제가 우리의 삶에서 가지는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헤겔은 근대성 자체를 사유의 대상으로 삼은 최초의 위대한 철학자라고 일컬어진다. 이는 정당한 평가이다."(11쪽)

-교양 Bildung
"헤겔은 새롭게 독일의 이상으로 등장하는 개념인 교양 Bildung에 완전히 동화된 것으로 보인다."(34쪽)

-자기확신
"개인적으로 심한 곤궁을 겪었고, 깊은 우울감에 빠져 있던 시기에 헤겔이 그 거대한 기획을 완성했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다."(159쪽)

** 옮긴이의 말
"예비 과정이 원리적으로 불가능한 헤겔 철학 공부에서, 유일하게 가능한 일종의 예비 과정은 이 책을 통해 헤겔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것이 내가 당신에게 이 평전을 권하는 이유다." 

송성문(지음), <성문종합영어>, 성문출판사, 2015

아침 공부 루틴으로 시작했던 <성문종합영어>, 4장부터는 단문독해만 봤다. 

내 세대라면 고등학교때 누구나 한번은 봤을 책인데, 나는 어쩌다보니 '기본영어'를 본 후 '맨투맨 종합영어'라는 책을 봤다. 생각나서 검색해보니 '장재진'이라는 저자가 쓴 책이었는데, 90년대 중반에 작고하셨다고.. 아무튼 맨투맨을 두번 본 이후로는 고등학교 영어에서는 새로 배울게 그다지 없었던 기억이 나는 걸로 봐서 좋은 책이었던 것 같다. 

성문종합영어 단문독해는 영어번역 기초 교재로 선생님이 추천하셔서 읽게 됐는데, 고등학교 수준보다 어려운 단어들도 종종 나오고 다양한 예문들이 있어서 괜히 인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강유원(지음), <숨은 신을 찾아서;신념 체계와 삶의 방식에 관한 성찰>, 라티오, 2016

"나는 무엇에 의거하여 살고 있는가. 내 삶의 근거는 무엇인가. 거창하게 물을 것 없이 내 삶에서 내가 훼손하고 싶지 않은 원칙이 있는가."(숨은 신을 찾아서, 33)

"신이 세계를 창조하였다는 것은 신이 세계에 의미를 부여하였다는 것이다. 신이 세계에 부여한 의미는 '좋음'이다. "이렇게 만드신 모든 것을 하느님께서 보시니 참 좋았다"(창세기, 1:31). 존재의 진상은 있음과 없음을 오가는 것이라 해도 그 과정 자체에 '좋음'이라는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기독교이다. 신이 세계를 창조하였다는 것은 신이 세계에 '좋음'이라는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두려움에 머물러 있지 않고, 세계를 두려워하지 않고, 죽음을 두려워 하지 않고, 두려운 나머지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 하지 말고, 두려움의 끝에서 사악함을 뿜어내지 말고, 두려움을 받아들이고, 인간의 유한함을 인정하고, 언젠가는 무로 되돌아갈 것을 용인하면서, 세계는 신이 좋음이라는 의미를 부여한 곳임을 고백하면 되는 것이다. 이것이 기독교도의 태도이다. 우리의 마음속의 두려움을 신이 부여한 '좋음'으로써 이겨내는 것이다. 좋음을 주는 신을 찾아서 믿음으로써, 그러한 신을 향함으로써, 그러하니 신과 함께 하지 않는 인간은 비참하고 신과 함께 하는 인간은 행복하다."신만이 인간의 진정한 행복이다"(팡세, 181), (숨은 신을 찾아서, 36)

윤성근(지음), <작은 책방 꾸리는 법>, 유유, 2019

"이 작은 책을 용기 있게 펼쳐 들었다면 당신은 분명 책을 어지간히 좋아하는 사람일 것이다. 책을 좋아하는 모습은 여러 가지다. 책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 책 사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 책을 쌓아 놓고 감상하는 걸 즐기는 사람, 책으로 쌓아 올린 높다란 벽에 도전하고자 하는 사람. 그런가 하면 책이라는 것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떤 과정을 거쳐 독자에게 전해지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도 있고, 우리 주변의 수많은 책방들이 각각 어떻게 살림을 꾸려 나가는지 알고 싶어 하는 이들도 있다. 이 책은 바로 그런 호기심을 조금이나마 해결해 주고픈 마음으로 썼다." (들어가는 글, 11쪽)

동네 책방들이 사라지게 된 원인은 인터넷 서점 때문이 분명한 것 같다. 우리 동네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가 모두 밀집해 있지ㅏ지만 학교 앞에 하나씩은 있던 학습서를 팔던 서점이 아예 생겨본 적도 없다. 2017년 문체부 발표에 따르면 성인의 1년 평균 도서 구매량이 4권 남짓이며, 주위를 둘러보면 1년 내내 한권의 책도 읽지 않는 사람도 많다. 게다가 앞으로 구독형 전자책 서비스가 계속 생겨나면서 종이책을 판매하는 서점이 살아남기는 더욱 어려운 상황이 될 것 같다. 

저자는 이런 상황에서도 작은 헌책방을 10년 넘게 운영하고 있으니 생존 자체가 힘든 서점 운영에 필요한 조언을 해줄 수도 있을 것이다. 저자의 조언은 몇가지로 분류할 수 있겠지만 요약하자면, '(책을 잘아는 주인이) 컨셉을 정하고 지역 사회의 단골 고객들과 장기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다면 생존이 가능하다'인 것 같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책이 아니라 음식이나 옷으로 주제를 바꾸어도 같은 주장인 셈이니, 뭔가 특별한 것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 있는 주장일 수도 있겠다. 물론 책이 갖고 있는 소위 '문화적 속성'을 감안하면 일반적인 음식점을 하는 것과는 다를 수 있음은 감안해야겠지만, 그게 정말로 본질적인 차이인지는 아직 모르겠다. 

무엇보다 궁금한 것은 저자의 말처럼 책을 소재로 한 이런저런 '독서모임'들이 서점 운영에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한 일이겠지만, 이것이 정말로 독서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느냐는 점이다. 나는 종이책을 사서 내 방에서 책을 읽고 그저 몇가지를 독서카드나 이 블로그에 기록한다. 다른 이들과 같은 책을 읽는 경우는 수업시간에 사용되는 교제에 한정되며, 그 교제는 선생님이 필요한 설명을 해주시는데, 여기서 선생님의 역할이 결정적이다. 요약하자면 '선생님 없는 독서모임이 유효할 수 있겠나'이며, 조금 더 들어가면 '누가 선생님이 될 수 있겠는가'일 수도 있겠다. 

책은 물성이 있는 제품이니 책 표지나 속을 만지만서 느끼는 만족감이 분명히 있다. 그렇다면 오프라인의 책방이 주는 효용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교보문고 처럼 대형 서점에서 책을 만지면서 고르는 즐거움도 있을 것이고, 작은 서점이 주는 만족감도 분명히 있긴 할 것이다. 다만 그 '만족감'이 인터넷 책구매가 주는 편리함을 넘을 만큼 클 것인가 하는 점이 궁금하다. 저자의 경우 '헌책방'을 운영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서점과 조금은 다른 상황일 것이라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겠다. 

강유원(지음), <서양문명의기반>, 미토, 2003

책의 서문에 이 책이 나오게 된 배경이 간략히 기술되어 있다. 

"앞서 역사에 관한 헤겔과 마르크스의 이론들을 간략하게 이야기했지만, 사실 이 강의를 시도한 것은 그들의 이론을 강의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일종의 불만에서였다. 과거에 철학과 전공과목 중에서 '역사철학'을 강의했었는데, 그 강의는 역사에 관한 철학자들의 이론을 소개하는 것으로 채워졌었다. 그런데 헤겔의 <역사철학강의>를 들여다보아도 알 수 있듯이, 그들은 역사에 대한 철학적 이론이 아닌 역사 자체를 소재로 삼아 역사철학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뒤로 틈틈이 역사 책들을 읽어오면서, 기회가 되면 헤겔과 마르크스의 관점을 기본으로 하여 서양의 역사를 정리해보려 했었고, 마침 2003년 봄 학기의 교양 강의시간에 그렇게 할 수 있었다. 이 강의노트는 내가 강의 시간 중에 떠들었던 것을 학생들이 정리하고, 다시 또 몇 명의 학생들이 재정리한 것이다. 강의노트를 묶어서 책으로 내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다. 그런데 그것은 강사의 노고의 산물이라고 할 수 없다. 강의는 강사와 학생들 사이의 의사소통의 산물이고, 그 과정이 없으면 강의 자체가 성립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강의를 묶은 이 책 역시 강사인 나와 다른 학생들, 구체적으로 네 명의 학생들과 나의 공동 저작이라 해야 옳을 것이다... 이러한 취약점들을 가진 이 책은 시도 자체를 제외하면 평가할 만한 점이 없을 것이다."



강유원(지음), <문학고전강의>, 라티오, 2017

2017년이후 두번째 독서. 선생님의 약력을 정리해봤다. 

1980년(18세), 입학
1993년(31세), 철학박사학위 취득
1998년(36세), 대학에서 퇴직
2004년(42세), 회사원으로 <책과세계> 출간
2005년(43세), 회사에서 퇴직
2009년(47세), '고전10권읽기' 40주 강의
2010년(48세), <인문고전강의> 출간
2012년(50세), <역사고전강의> 출간
2016년(54세), <철학고전강의> 출간
2017년(55세), <문학고전강의> 출간

본문에 언급되어 있듯이 '문학은 자신이 겪은 일을 반성적으로 회고하여 불멸을 목적으로 매체에 기록한 것'을 가리킨다. <문학고전강의> 역시 '자신이 공부한 것을 반성적으로 회고하여 불멸을 목적으로 매체에 기록한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강유원(지음), <몸으로 하는 공부>, 여름언덕, 2005

선생님의 이 책을 처음 읽은 것이 2008년 10월 18일이었으니 11년 지났다. 독후감을 다시 찾아 읽어보니 이런 구절이 있었다. 

5. 인문학 그 중에서도 철학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견해, 철학자이면서 경제적 토대의 분석에 기초한 분석 방법에 대한 소개, 글 쓰는 연습에 대한 중요성,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의 차이 등 짧지만 의미있는 글들이 많이 있다. 특히 나도 이거저거 복잡한 거 다 집어치우고 다시 인문학을 공부해볼까 하는 (심지어 그런 상상하면서 멍하니 십분쯤 있게 만드는..) '상상의 여지'를 준다는 점에서도 좋은 책임이 틀림없다. 

'이거저거 복잡한 거 다 집어치우'지는 못했고 그저 틈틈이 선생님 강의를 직접 가거나 여의치 않으면 녹음파일을 통해서라도 들었으니 이 책의 영향이 적다고 하지는 못하겠다. 

-----------------------------

2009년 40주 인문고전강의
2010년 08주 읽기와 쓰기 
2011년 40주 역사고전강의
2012년 40주 서양철학사
2013년 16주 사상사적 전환기의 고전읽기
2014년 40주 철학고전강의
2015년 36주 실천학(1) 정치사상사, 40주 문학고전강의
2016년 36주 실천학(2) 고대 폴리스와 공화정의 세계, 36주 중국사상사(1), 8주 숨은신을 찾아서 
2017년 36주 실천학(3) 중세 제국에서 주권국가까지, 36주 중국사상사(2), 8주 에로스를 찾아서
2018년 36주 실천학(4) 국민국가와 국민제국 시대, 36주 일본근현대사, 8주 변증법을 찾아서, 8주 서양철학과 신학 

10년간 18과목, 508주, 1,016시간 

조지 오웰(지음), 이종인(옮김), <1984>, 연암서가, 2019

- 소설의 주인공이 윈스터으로 보지 말고 '빅브라더'라 놓으면 해당 캐릭터의 특징이 잘 드러남 (작품해설)

- 전체주의에 대한 경고
"자네가 평범한 인간의 감정을 품는 일은 다시는 없을 거야. 자네 안의 모든 건 죽게 될 거야. 사랑하고, 우정을 쌓고, 살면서 즐거움을 느끼고, 웃고, 호기심을 갖고, 용기를 내고, 성실한 못브을 보이는 건 앞으로 절대 불가능할 것이네. 자네는 텅 비게 될 거야. 우리는 자네를 쥐어짜 텅 비게 만들고, 자네 안에다 우리 자신, 그러니까 당의 사상을 가득 채워 넣을 거야."(336쪽)

매리언 울프(지음), 전병근(지음), <다시, 책으로>, 어크로스, 2019

- 읽기 능력
: 읽기 능력은 타고나지 않았으며, 문해력은 호모 사피엔스의 가장 중요한 후천적 성취임
: 읽기 능력은 문화적 성취이므로 '다중적 심층독서' 또는 '단축 회로'에 의한 독서 등 여러 경로로 형성이 가능함
: 비판적사고, 개인적 성찰, 상상, 공감과 같은 느린 인지과정에는 깊이 읽기가 필요함
: 읽는 뇌의 회로 안에는 뇌의 특정 부위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은하수의 별만큼 많은 연결이 발생함. 따라서 읽기는 단순한 행위가 아니며 뇌를 전반적으로 사용하는 활동임 

-깊이 읽기
: 깊이 읽기를 통해 타인의 관점과 느낌을 갖게 됨
: 텍스트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오가면서 배경지식과 공감이 통합되고 추론과 비판적 분석이 합쳐지는 과정에서 통찰이 발생
: '주의과잉'은 급속한 업무 전환, 높은 수준의 자극, 쉽게 찾아오는 지루함이 원인 (페이스북, 유튜브, 인스타, 네이버 뉴스)
: 훓어보기, 건너뛰기, 대충 읽기는 스크린에 내재하는 구체성과 공간성의 결여와 관련되어 있음 

* 손글씨 쓰기 : 언어와 운동 신경망이 연결되어 있으므로 실제로 기억과 구조화에 도움이 됨. 

김정운(지음), <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 21세기북스, 2019

"빈 책장을 채우며 늙어가기로 했습니다!"(269쪽)

"내 책장을 가득 채운 책들을 보면, 열이면 아홉이 꼭 물어봅니다. '이 책들을 다 읽으셨어요?' 아, 말문이 콱 막히는 질문입니다. 그런 질문은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이 하는 겁니다. 단언컨대, 책은 다 읽고 책장에 꽂아두는 게 아닙니다. 앞으로 읽으려고 책장에 꽂는 겁니다! 책장에 책이 그렇게 많은 이유는 내가 알고 싶은 것이 너무 많다는 뜻입니다. 책장에 꽂힌 책들을 볼 때마다 삶의 의욕이 팽창되는 것을 느낍니다." (273쪽)

그리 신뢰하지 않는 저자이지만 이 구절은 마음은 든다. 하지만 담고 있는 정보량은 너무 적고 구조화되어 있지도 않다. 아울러 신문에 연재했던 글을 다시 묶어 내는 저자의 책을 다시 살 생각은 없다. 

이종환(지음), <플라톤국가강의>, 김영사, 2019

- 이야기(문학작품)으로서의 <국가>
"역사적인 인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소설처럼 플라톤이 소크라테스라는 인물을 상상력을 통해 새로운 문학 작품으로 재구성했다고 볼 수 있다." (31쪽)

- 올바름
"어느 누구도 다른 사람의 신세를 지지 않고 살 수 없기에, 신세를 잘 갚도록 해주는 시스템을 갖춘 사회가 가장 정의롭고 올바르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 <국가> 전체의 기획이다." (75쪽)
"어떻게 하면 내가 진 빚을 잘 갖고 살 수 있는가 하는 문제"

- 형상을 비유로 설명하는 이유
'교육'의 차원, 즉 독자들이 능동적으로 '좋음'을 탐구하도록 하기 위함 

- 시가(시인) 비판의 핵심
:시인이나 모방 자체의 비판이 아님, 이들이 모방하는 대상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모방을 하고 있기 때문임. 


----------


저자 이종환 교수의 첫번째 저술인것으로 보이는데 매우 인상적이었다. 2014년 철학고전강의에서 플라톤 형이상학을 배웠고, 2016년 실천학(2)에서 국가를 약 두달정도 배웠는데, 복습 교재로 탁월했다. 아울러 현실적인 사례를 적절하게 제시하여 이해를 높여주었으며, '이야기'와 '올바름'이라는 형식과 내용을 '교육'이라는 목표로 일관성있게 풀어냈다. 선생님의 고전강의 이후 제일 인상적인 고전해설서. 



강유원(지음), <에로스를 찾아서:사랑과 아름다움에 관한 성찰>, 라티오, 2017

움베르토 에코의 <중세의 미학>을 읽고 이해안되는 부분이 많아 다시 2017년 선생님의 <에로스를 찾아서> 8주 강의를 복습한 후에 다시 읽었다. 세번째 읽어보니 확실히 이해되는 부분이 많고, 강의와 바로 연결되는 지점이 많아 오랜만에 공부의 재미를 느끼게 된 경험. 중간 중간 아래와 같은 선생님의 농담도 알아듣게 되어 즐거웠다. 

"지상은 살육과 그것의 산물인 시신屍身으로 황량해지고 있는데 화가는 앙리 4세를 현전하는 초월적 존재라도 되는 양 찬양한다."(탈취, 60쪽)

움베르토 에코(지음), 손효주(옮김), <중세의 미학>, 열린책들, 2012(마니아판 2쇄)

- 중세 미학
 "고전시대로부터 다소 무비판적으로 물려받은 유산을 가지고 시작되었다. 그것은 완전히 새로운 정신이 주입된 유산이었다. 거기서부터 아름다운 것에 관한 형이상학과 인식론이 점진적으로 발전되었으며, 마침내는 유기적 가치를 지닌 미의 관념이 확립되었다."(13쪽)

- 진리와 미는 모두 형상이라는 견지에서 규정. 진리는 사물의 내면적 성격과 관계있는 형상의 성질. 미는 외면적 성격

- 갈레노스의 비례의 미학, 중세 미학으로 전해져 형식적이면서 수학적 개념의 미학이론으로 전개 

- 상징과 알레고리, 사물들은 기호이며, 그림은 평신도의 문학

- 아퀴나스, 유기체의 미학, 완전성, 비례, 명료성 

- 결론 
 "중세의 예술적 전통은 로마 제국 멸망 이후의 불안과 무질서에 대한 반응으로 등장한 피타고라스의 수의 미학으로 시작하여, 예술의 가치와 고전 시대로부터 물려 받은 미를 염두에 둔 카롤링거 왕조 시대의 인문주의적 미학으로 옮아갔다. 그후 정치적 질서가 안정되면서 세계에 대한 신학적 체계화가 진행되었다. 서기 천년의 위기가 지나가자마자 미학은 우주적 질서의 철학이 되었다... 철학자들이 여전히 본질에 몰두하고 있는 동안, 본질이 이미 변화시켜버린 경험과 과학의 눈앞에 미가 나타났다... 스콜라 철학의 미학은 이제 쇠퇴한 북부의 중세주의와 이탈리아에서 탄생한 새로운 세계 양자 모두에 부적합했으며, 인문학은 인류에게 다른 유형의 확신과 보증을 제공해 주었다."(197쪽)

프루 쇼(지음), 오숙은(옮김), <단테의 신곡에 관하여>, 저녁의 책, 2019

Nel mezzo del cammin di nostra vita
mi ritrovai per una selva oscura, 
che la diritta via era smarrita.

우리 인생길의 한가운데서, 
나는 올바른 길을 잃고
어두운 숲속에서 헤매고 있었다. 

"이것은 모든 독자가 연관 지을 수 있는 경험이다. 살아온 과거가 더는 의미 없어지고 앞길은 보이지 않는 지점에 도달한 사람은 누구라도, 미래를 마주하면 혼란스럽고 불안하고 절망적인 사람은 누구라고, (요즘 식으로 말해) 상담을 받고 치료사를 찾고 실패를 경험한 적 있는 사람은 누구라도 비슷한 심경을 겪는다."(41쪽)

이희재(지음), <번역의 탄생>, 교양인, 2018(19쇄)

번역가들에게 교과서의 하나로 읽히는 책. 영어 공부교재로 활용해도 좋을 정도로 한국어-영어 번역에 따른 여러 문제와 해결책을 세심하게 짚어준다. 한편으로 복잡한 전문 영역에서 새로 생겨나는 단어들은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이 번역을 해주어야만 한다는 생각도 든다. 물론 현실과는 크게 동떨어진 이야기겠다. 본문 내용과 크게 상관없이 기억되는 구절은, 

"대인관계로 인한 부담감 없이 그저 하루종일 글자하고만 씨름하는 생활이 단순하기는 해도 불필요한 신경전에 기운을 쏟지 않아도 되니까 좋았다. 그렇게 차츰 나는 번역의 길로 접어들었다."(머리말 중)

조영권(글), 이윤희(만화), <중국집>, CABooks, 2018

26년간 피아노 조율을 하며 전국을 다닌 저자가 취미 생활로 방문하는 지역마다 중국집을 방문하며 기록한 것들을 글과 그림으로 옮겼다. 당연히 전국의 중국집들과 그 집들의 간판타자들이 등장하는 전형적인 맛집 탐방기이지만, 사라져가는 피아노 조율이라는 직업을 오랜 시간동안 해오고 있는 저자의 생각들이 맛집 탐방기와 잘 볶아져있다. 책에 담긴 오래된 중국집들의 사진만 넘겨봐도 책값은 충분히 하는 책. 

피터 싱어(지음), 노승영(옮김), <마르크스>, 교유서가, 2019

옥스포드 very short introduction 시리즈의 번역본. 입문서임은 감안하더라도 평범한 수준. 이사야벌린의 <칼 마르크스, 그의 생애와 시대>로 넘어가기 위한 준비운동 정도라고 생각해도 좋을 듯 하디. 

마르크스의 사상에 대한 견해는 '감사의 말'에서 밝힌대로 개러스 스태드먼 존스가 쓴 <카를 마르크스, 위대함과 환상사이>에서 제시된 견해와 같은 입장에 서 있다. 즉 그의 사상을 단순히 유물론과 관념론의 대결로 볼 것이 아니라 칸트에서 헤겔로 이어지는 독일 관념론의 전통에서 볼 때 마르크스의 역사철학과 노동 가치설 등의 전체 맥락에 대한 파악이 용이하다는 견해다. 구체적으로 마르크스는 넓은 의미에서 본 헤겔 철학의 관점에 입각하여 인간 공동체의 유적 본질의 파괴와 화폐-교환에 의해 서로를 이용하는 적대적 인간관계라는 '소외된 상태'의 극복을 자신의 정치 경제학 비판의 출발점으로 삼았는데, 이는 애초부터 경험적 과학이 아니라 철학적 사변을 집증하려는 시도였다는 주장이다. 이를 본문에서 찾아보면, 

"최초의 마르크스주의는 헤겔의 역사철학보다 현실적이지만 여전히 과학적 연구라기 보다는 사변적 역사철학이다. 세계사의 목적은 인간의 자유다... 사유 재산은 인간의 창조물인데도 인간을 지배하고 노예로 만든다. 하지만 궁극적 해방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철학적으로 필연적이기 때문이다."(71쪽)

마르크스 전기는 피터싱어, 프랜시스 윈, 이사야 벌린, 개러스 스테드먼 존스의 저작이 출간되어 있는데, 제시된 순서대로 읽는 것이 좋은 듯 하다. 

카를로 마리아 치폴라(지음), 장문석(옮김), <인간의 어리석음에 관한 법칙>, 미지북스, 2019

"분명한 사실은, 유머가 현실의 희극적 양상을 부각하고 표상하는 섬세한 지적 능력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유머에는 역시 그 이상의 것이 있다. 이탈리아어 대사전에도 나오듯, 유머는 적대감보다는 오히려 깊이 있고 종종 따뜻한 인간적 공감에서 솟아나온다. 더욱이 유머는 기가 막힌 타이밍과 장소에서 본능적 직관에 따라 솟아나온다. 죽어가는 사람의 병상에서 삶의 불확실성을 논하는 유머는 유머가 아니다. 그 반면, 단두대 계단을 올라가던 한 프랑스 신사가 발을 헛디디자 간수를 돌아보며 소리쳤다는 이 이야기는 어떠한가. "발을 헛디디면 재수가 없다고 하던데." 과연 이런 유머를 구사할 줄 아는 신사라면 그의 머리는 구제될 가치가 있으리라."



피터 싱어(지음), 노승영(옮김), <헤겔>, 교유서가, 2019

피터 싱어가 옥스퍼드의 A very short Introduction 시리즈로 2001년에 작성된 책의 번역본. 동물이나 환경에 대한 윤리적 측면을 다룬 책에서 저자의 이름을 확인한 적이 있는데 왜 헤겔 개설서에 저자가 선정되었는지는 궁금하여 위키 백과를 찾아보니, 이 책은 1982년에 간행된 책을 2001년에 재발행 한 것이며, 1997년에 저자가 <German Philosophers: Kant, Hegel, Schopenhauer, Nietzsche>라는 책을 낸 이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칸트에서 시작하여 헤겔의 역사철학의 '자유' 개념을 설명하고, <정신현상학>을 통해 '절대지'로 나아가는 헤겔의 시도를 다루는데, 선생님의 <철학고전강의>의 헤겔편과 비교하면 내용이 지극히 평범하다. <철학고전강의> 414쪽에서 헤겔의 과제를 한문장으로 요약한 부분을 옮기면서 기억하는 것이 좋겠다. 

 ‘좋음’은 선재先在하는 ‘본’本이며, 현재의 과정에 임臨해 있는 작용인作用因이며 이 과정이 도달해야 할 목적(telos)이다.

개러스 스테드먼 존스(지음), 홍기빈(옮김), <카를 마르크스, 위대함과 환상 사이>, 아르떼,

저자의 핵심적인 주장은 19세기를 살았던 역사적 마르크스의 생각과 20세기에 알려진 '마르크스주의'는 특히 자본주의 붕괴론 등의 핵심적인 부분에서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이는 특히 엥겔스 등이 마르크스 이후 마르크스의 사상을 전파하는 과정에서 <자본론>에 불분명하게 기술된 자본주의 붕괴에 대한 부분을 과대 혹은 의도적으로 다른 방식으로 해석한 것에 따른다고 한다. 역자 서문에 나타난 저술의도와 핵심 개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철학자 마르크스는 유물론과 관념론의 단순구도가 아니라 칸트와 헤겔의 독일 관념논의 전통에서 볼때에야 그의 역사철학이나 노동가치설 등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둘째, 마르크스의 일생에 걸쳐 일관되고 단일한 정치적 노선이 없다. 
셋째, 넓은 의미에서 헤겔 철학의 관점에 입각하여 인간 공동체적 유적 본질이 파괴되고 화폐-교환에 의해 서로를 이용하는 적대적 관계라는 '소외된 상태'의 극복이 마르크스 정치 철학의 출발점이다. 따라서 처음부터 경험적 과학에서 시작된 이론이 아니라 철학적 사변을 이증하고자 하는 동기에서 시작된 것으로 현실적 난점과 이론적 아포리아에 부닥쳐 사실한 실패한 기획이다. 
넷째, 마르크스주의는 1870년대 중반이후 엥겔스의 마르크스 사상의 '대중화' 작업의 산물이며, 이후 1880년대 독일 사회민주당, 1890년대 제 2인터네셔널의 요구헤 부합하여 전개되었다. 

저자인 개러스 스테드먼 존스는 펭귄판 <공산당 선언>의 번역자이자 케임브리지 정치사상사 시리즈의 19세기 부분의 책임 편집자이기도 하다. 

1 2 3 4 5 6 7 8 9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