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로슬라프 펠리칸(지음), 민경찬&손승우(옮김), <예수, 역사와 만나다>, 비아, 2019

"예수가 인류의 일반 문화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를 살펴보려 한다" (9쪽)

예수가 인류 문화에 끼친 영향은 목차에 역사적인 순서와 대략 비슷하게 제시된다. 

1. 랍비
2. 역사의 전환점
3. 이방 사람들을 비추는 빛
4. 만왕의 왕
5. 온 우주의 그리스도
6. 사람의 아들
7. 참된 형상
8. 십자가에 달린 그리스도
9. 세상을 다스리는 수도사
10. 영혼의 신랑
11. 참 하느님과 참 인간의 표상
12. 완전한 인간
13. 영원하신 분을 비추는 거울
14. 평화의 왕
15. 상식의 교사
16. 영혼의 시인
17. 해방자
18. 온 세계에 속한 이 

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교양의 차원에서 기독교 이해를 위해 매우 긴요한 책이다. 몇가지 기억하고 싶은 구절을 옮겨둔다. 

"인간의 비참함이나 장엄함 중 한면만 발견하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저 양극단을 하나의 관점으로 모으는 것, 저 비참함과 장험함에서 야기되는 모든 결과를 철학적으로, 그리고 심리학적으로 일관되게 파악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파스칼은, 그리고 그에 앞서 아우구스티누스는 "예수 그리스도를 앎"으로써 저 양극단을 하나의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186쪽)

"아벨라르가 비판했던 십자가에 관한 경건해 보이는 말들이 암시하듯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마음을 바꾸기 위해 십자가에서 죽은 것이 아니다(하느님의 모든 것이 그러하듯 그분의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 그는 "우리를 향한 하느님의 사랑을 드러내 보이고 우리 때문에 아들조차 아끼지 않으신 그분을 얼마나 사랑해야 하는지를 우리가 깨닫게"하려고 십자가에서 죽음을 맞이했다."(260쪽)




공부시간기록 잡담

2018년 : 1,163시간, 3.2/d
2019년 : 619시간, 1.7/d

강유원(지음), <철학고전강의>, 라티오, 2016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교양을 쌓는 것입니다. 그것은 단번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긴 도정"과 "풍부하고도 심오한 운동"이 요구됩니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적당한 "상식"이 철학적 사색으로 간주되는 것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섣부른 "천재성"이 횡행하는 시대에는 그것마저도 철학적 사색으로 여겨집니다. 우리는 "개념"이 무엇인지, "착란적 언사"가 무엇인지 분별하는 것조차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지만 적어도 "생선도 고기도 아닌, 시도 철학도 아닌 조형물"정도는 식별할 줄 아는 힘을 가져야 합니다." (40강, 헤겔 철학의 목적, 역사와 이념의 통일, 451~4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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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에 들어 처음 읽은 책이 <오뒷세이아>였고, 그해 4월 30일 동대문구정보화도서관에서 열린 <인문고전강의> 출간 기념 강의에서 선생님을 처음 뵀다. 그 인연으로 그해 '읽기와 쓰기'를 시작으로 고전연속강의 시리즈를 듣고, 2014년부터 시작된 '철학고전강의'와 '실천학'을 5년간 빠지지 않고 들을 수 있었다. 

올해는 수업이 없어 미학/신학강의를 복습하면서 이런 저런 책을 읽다가 작년 강의 게시판에 선생님이 2019년에는 <철학고전강의>를 에세이처럼 여러번 읽으라는 말씀이 기억나 올해 마지막 책으로 다시 읽게 됐다. 

지난 10년간 생업에서는 이런 저런 일들이 있었음에도 학생 노릇 계속 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내년부터 '문명과 사상'강의가 이어진다면 역시 빠지지 않고 듣는 것이 유일한 목표. 

'훌륭한 학생'은 선재先在하는 '본'本(paradeigma)이며, 현재의 과정에 임臨해있는 작용인이며 이 과정이 도달해야 할 목적(telos)이다. 

공빈(지음), 허강(옮김), <구마라집 평전>, 부키, 2018

이종철의 <중국 불경의 탄생>에서 구마라집의 번역을 다음과 같이 평한다. 

"구마라집이 택한 전술은 일차적으로는 '자유로운 의역'에 있었다. 실제로 구마라집의 번역은 단순한 의역에 그치지 않고 거의 창작에 가까운 것이었다. 그가 번역한 <중론>이나 <대지도론>도 텍스트 비판(text critic)의 입장에서 검토해보면, 구마라집 자신이 편집했다 할 정도로 자유로이 자신의 견해를 첨가하거나 삭제해 만든 것으로 현대적 의미의 온전한 번역서로 보기는 어렵다... 구마라집이 택한 이차적 전술은 역장에서 설법을 병행하는 방식이었다. 이런 방식은 허가받은 특정 인물만을 출입시켰던 현장의 역장 분위기와는 극히 대조적이다. 구마라집이 역경 작업 그 자체보다는 인도불전의 내용을 중국인에게 알린다는 포교의 의미에 더 역점을 두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한다... 이런 점에서 보면, 구마라집의 '자유로운 의역'은 중국인 조력자와 '공동작업'한 결과물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이종철, <중국불경의 탄생>, 28~29쪽)

구마라집은 현장과 함께 범어나 호어로 된 불교 경전을 한자로 옮긴 대표적인 인물이다. 인도 출신의 승려였던 아버지와 구자국 출신의 어머니에게 태어난 구마라집은 범어와 호어를 모두 할 수 있었으며, 전진의 장수 여광에게 잡혀지냈던 십육년의 세월동안 한자를 익혀 이후 중국어를 모국으로 하는 제자들과 삼백여권의 불교 경전을 한자로 옮겼다. 구마라집의 번역을 구역, 현장의 번역을 신역으로 구분할 만큼 불교 경전의 한문 번역에서 그의 역할은 절대적이었다. '열반'이나 '색즉시공 공즉시색'과 같은 핵심 개념들이 그가 옮긴 단어라고 한다. 하지만 번역은 그에게도 역시 어려운 일이었다. 그가 남긴 말들은 번역의 어려움을 드러내고 있으며, 그럼에도 자신의 업적에 대한 자부심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러므로 범문을 중국어로 바꾸면 그 문장의 아름다움을 잃어버립니다. 아무리 큰 뜻을 터득하더라도 문장의 양식이 아주 동떨어지기 때문에 마치 밥을 씹어서 남에게 주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므로 다만 맛을 잃어버릴 뿐 아니라 남으로 하여금 구역질이 나게 하는 것입니다."(480쪽)

"나는 사리에 밝지 못하고 어리석은 사람이었으나 과분하게 불경 번역을 맡고 말았소. 번역한 것이 삼백여 권인데 오직 <십송률>만 번잡한 것을 줄이지 못했소. 근본 뜻을 보존한다면 어긋나거나 빠트린 것은 없을 것이오. 나는 그저 내가 번역한 모든 경전이 후세에까지 세상에 전해져 함께 널리 퍼지기를 바랄 뿐이오. 이제 많은 사람에게 성실하게 맹헤하는바 내가 번역하여 옮긴 것에 잘못이 없다면 화장한 후에도 내 혀만은 불에 타지 않을 것이오."(639쪽)

션 매커보이(지음), 이종인(옮김), <셰익스피어 깊이 읽기>, 작은사람, 2015

1. 셰익스피어의 언어
 "윌리엄 셰익스피어는 런던의 극장을 위해 희곡을 썼던 당대의 다른 극작가들과 마찬가지로 일차적으로 '독자'를 유념하면서 글을 쓴것은 아니었다."(25쪽)
 "읽히기보다는 들어 줄 것을 예상하면서 쓰는 글은 읽히기 위한 출판을 목적으로 쓰는 글보다 훨씬 이해하기가 쉽다... 뚜렷한 리듬과 반복되는 단어, 특정한 문구와 표현 방식을 갖고 있다."(27쪽)
"요점은 '순정한' 텍스트는 없다는 사실이다... 결국 상황과 목적에 따라 다른 텍스트가 존재하며, '확정본'이란 없다."(38쪽)

2. 셰익스피어 시대의 극장
"첫째, 셰익스피어의 연극은 관객과 배우가 함께 만들어 간다. 그것은 교묘하게 현실을 재현하여 관객의 찬단을 받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둘째, 결과적으로 '불신의 정지'는 불필요한데 그 누구도 현실이 아닌 대체 현실을 본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셋째, 이런 게임은 관객에게 연극에 참여하는 차원에서 작용하는 깊은 통찰을 안겨 준다."(83쪽)

5. 셰익스피어의 장르
"대체로 셰익스피어는 코미디를 맨 먼저 썼고 그다음에 사극, 이어 비극으로 나아갔으며, 로맨스 극을 쓰고 작가로서 경력을 마감했다."(164쪽)

8. 비극
"셰익스피어가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에 대하여 직접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는 객관적 증거는 없다. 런던의 공공 무대에서 상연되었던 그대 초기의 잉글랜드 비극들은 고대 비극의 개념을 형식적으로만 차용했을 뿐이다."(273쪽)

**<폭풍우>를 읽고 9. 로맨스를 읽어 볼것. 


김웅(지음), <검사내전>, 부키, 2019(43쇄)

2018년에 출간되어 43쇄를 찍었으니 인문/사회 계열 책으로는 슈퍼 베스트셀러라고 할 수 있겠다. 왜 그런지도 궁금하여 사서 읽어본 현직 검사 김웅님의 <검사내전>.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책의 1부 '사기 공화국 풍경'에서는 형사부 검사로 재직하면서 겪은 사기 사건들에 대한 이야기인데, 영화 <범죄의 재구성>에 나오는 사기꾼들의 실사판이라 할 정도 기상천외한 사기꾼들이 등장한다. '하이타이'를 입에 물고 경기를 일으킨 척하는 에피소드에 이르면 이게 소설인지, 실화인지 헷갈릴 정도. 

2부 '사람들, 이야기들'에서는 사기에 국한되지 않은 검사 생활의 에피소드들이 등장하는데 특히 아동폭력이나 도박등의 이야기에 이르면 가슴이 서늘해진다. 특히 상습 도박범 엄마를 둔 가난에 절은 딸에 관한 이야기에서 나오는 이 문장이 압권. 

"물론 풀려나면 또 산으로 갈 수도 있다. 하지만 나 때문에 딸아이의 힘든 무게를 나눠 질 수 없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산도박의 엑스트라에 불과한 박 여사 하나 교도소에 가둬놓는다고 세상이 달라지지도 않는다. 딸도 용서한 엄마인데 내가 뭐라고 줫값을 묻겠는가."(220쪽)

3부 '검사의 사생활'은 사생활에 대한 이야기이고, 4부 '법의 본질'의 법에 대한 여러 관점을 담고 있는 부분이라서 전반의 임팩트에는 못 미치는 편. 특히 김영란 법이 사회의 본질적인 부분을 바꿀 수 없다는 주장에는 동의하기 힘들다. 김영란법으로 실제 회사 생활의 규정들과 관행들이 바뀐 경험이 아주 많은데, 저자는 그렇지 않은가 보다. 

학교 공부도 잘했고, 글솜씨도 탁월한 데다, 온갖 책들에서 인용되는 문장들의 다양함과 적절함은 저자의 독서 이력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준다. 모든이에게 추천할 수 있는 책. 

개러스 데일(지음), 황성원(옮김), 홍기빈(감수,해제), <칼 폴라니-왼편의 삶>, 마농지, 2019

- 주요 영향
"폴라니는 역사 과정에서 인간의 자유의지가 수행하는 역할에 대한 아들러의 사상과, "선험적으로 사회화된 개인"이라는 개념, 그리고 칸트의 윤리적 보편주의를 마르크스주의와 결합하려는 시도(자본주의 물신화와 소외의 경향이 다른 인간들을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시키고 있으며, 집단의 지상명령은 이제 맞서 저항하는 것이라는 해석과 함께)에 매혹되었다."(153쪽)

- 핵심 과제
"폴라니는 자신이 추구하는 경제학적, 경제사학적 의제가 더 넓은 영적-정치적 사명에 기여하리고 믿었다... 민주주의와 시민의 자유 같은 정치적 성취는 시장 체제 덕분에 우리에게 주어졌다. 정치적 자유를 희생해야 경제 정의를 이룰 수 있다는 신화나, 경제행위를 효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행동하는 개인이 내린, 희소성에 따른 선택으로 바라보는 주류의 사고를 물리치는 일은 경제학자들의 몫이다. 비판적인 경제사학자들은 이런 식으로 철학자에 준하는 일을 할 수 있다. 즉 인간이 "정의로우면서 동시에 자유로울 수 있음"을, 만일 이를 위해 생산 능률을 약간 떨어뜨리거나 더 절약해야 한다면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줄 수 있다. "개별 문명의 장엄한 도전"은 "우리의 산업 경제를 인간 사회의 구조로" 흡수하는 문제에 접근하는 데 필요한 제도적, 역사적 방법론 같은 "더 넓은 개념들"을 정교하게 다음을 것을 요구했다. 폴라니의 연구 의제에서 핵심 과제는 바로 이것이었다."(333쪽)

** 해제 
" 그가 새로이 발견한 이 '통합적' 의미에서의 경제란 바로 2천 년 훨씬 이전에 아테네에 살았던 아리스토텔레스가 발견한 바로 그러한 의미에서의 경제였다. 자본축적과 경제성장이 아니라 나와 우리의 '좋은 삶'을 최고의 목적으로 볼 것이며, 좁은 의미의 돈 계산, 이익 계산뿐만이 아니라 이 '좋은 삶'을 달성하기 위해 인간이 개인적으로, 집단적으로 벌이는 모든 활동을 하나의 전체로서 파악할 것이며, 인간과 자연이 정신적, 물질적으로 교호하는 과정인 실체적 경제를 그 속에서 '제도화된 과정'으로 파악해야만 인간의 경제가 온전하게 이해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540쪽)

"경제는 본래 '좋은 삶'에 필요한 것을 조달하는 활동이며 이는 인간과 사회의 자연의 공존과 화해와 기쁨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 것이라는 너무나 당연한 깨달음을 전면적으로 받아들이는 경제학이 필요하다. 인간을 알량한 경제적 이익 계산자로서가 아니라 웃고 울고 땀흘리고 사랑하며 삶을 삶으로 즐길 줄 아는 온전한 생명체로 바라보는 경제학이 필요하다. 이러한 '통합적' 경제학이라는 생각의 홀씨가 어떻게 하여 인류의 의식이라는 지평에 내려앉게 되었는지를 알고 싶다면 그 가장 두드러진 도착점이었던 칼 폴라니라는 인물의 삶을 보아야 한다."(541쪽)

박상익(지음), <번역청을 설립하라>, 유유, 2018

2006년에 출간된 저자의 <번역은 반역이다>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저자의 설명에 따르면 전작 출간 이후 '신문, 잡지 등 각종 매체에 기고했던 글들을 가려 뽑아 다듬은' 것이라고 하며, 오늘날의 번역 현실이 나아지기는 커녕 더 악화되고 있기에 다시 출간하게 되었다고 한다. 

두 책에서 일관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학문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닌 한국어 텍스트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민간 출판 산업에만 맡겨두지 말고 국가가 대대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요약한 주장이 '번역청을 설립하라'이고 실제 청와대청원까지 진행했었다고 한다. 아직도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전집이 없는 현실에서 가치있는 주장이라 생각한다.

"덕분에 일본인들에게 세계적인 수준에서 사고한다는 것은 세계에서 가장 깊이 사고한다는 것이지 영어로 사고한다는 것이 아니게 되었다. 이것은 외국어가 약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로울 일본인들이 기초과학 분야에서 노벨상을 많이 받는 것에서 잘 드러난다. 반면 우리나라는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 과정에서 과학의 기본 개념을 파악하도록 잘 가르치지도 않지만 대학에 들어가면 느닷없이 영어로 과학을 가르친다. 명문대학일수록 자연대, 공대, 의대에서 물리, 화학, 생리학 같은 기초 분야에 영어 교재가 쓰인다. 내용만 익혀도 부족할 시간에 외국어 부담까지 겹치니 한국어로 익혔을 때와 비교하면 절반도 못 배운다. 한국의 기초과학은 외국으로 유학 갈 것을 아예 상정하고 가르치는 셈이다."(86쪽) 



이종열(지음), <조율의 시간>, 민음사, 2019

60년 넘게 피아노 조율을 해온 이종열님의 책. 도막글들의 모음이라서 체계성이 아쉽지만 2부 무대 뒤의 이야기들에 나오는 세계 수준의 피아니스트들과의 경험담이 재미있다. 내가 아는 피아니스트로 줄여보면 안드라스 쉬프는 좀 별로이고 지메르만이 최고였다. 아울러 최고 수준의 장인들은 항상 비슷한 말들을 한다는 점도 재확인했다. 

"요즘은 영국 사람이 쓴 <피아노 제작 기술>이라는 책을 세번째 읽고 있는 중이다. 이제 겨우 기술이 쓸 만하다고 생각하는데 벌써 80세가 되었다. 학문은 끝이 없다는 말이 맞는 말임을 깨닫는다."(246쪽)



박상익(지음), <번역은 반역인가>, 푸른역사, 2016(6쇄)

역사학자이자 성실한 번역자인 박상익 교수가 2006년에 쓴 책, 뒷면을 보니 무려(?) 6쇄까지 찍었다. 이 책 전체 내용의 요약이라고도 할 수 있는 '번역 경시는 지식인의 반역'이라는 글이 <주간동아> 279호(2001년 4월)에 실렸고, 그 기고문을 책 한권으로 정리한 것이라 볼 수 있겠다. 

부제가 '우리 번역문화에 대한 체험적 보고서'라고 되어 있듯 한국에서 발생되는 번역과 관련된 문제가 가감없이 다뤄지며, 책을 읽다보면 대부분 고개를 끄덕거리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문제들이 현재도 여전하거나 더 나빠졌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뭘 어째야 할지는 잘 모르겠고, 그저 이런 좋은 책을 쓰거나 번역하는 사람들의 책을 꾸준히 사는 것이 그나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어물쩍 넘길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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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처럼 주석에서 2003년에 선생님의 문화일보 인터뷰가 실려 있는데 뜻밖의 발견이었다. 이런 선생님을 만난 것은 역시 인생의 큰 행운이다. 징징거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오신 선생님의 16년전 모습을 만날 수 있었다 (인터뷰 링크)

- 처음부터 대학 교수되기를 포기했는가.

"90년대초, 학위 받고 난 직후 서너차례 '교수 초빙'에 응했다. 그러나 그게 실은 '교수 채용'이었고, 여기에 계속 응하는 것은 스스로를 대하는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 때부터 제도적인 방법으로 교수되는 것은 포기했다."

- 제도적인 방법이라니.

"학회에 열심히 나가고, 학회지에 논문써서 그걸 들고 다니며 대학교수 '채용'에 응하는 것."

-그럼 논문은 안 썼는가.

"이것 저것 짜집기해 논문쓰기보다 급한 것은 진짜 공부하는 것이었다. 전공이 헤겔의 사회정치 철학이다보니, 인접 학문에 대한 책읽기의 필요성이 더했다."

- 지금 직업이 웹마스터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무슨 말인가. 내 직업은 학문이다. 소명으로서의 작업과 먹고 살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직업을 구분하자. 내 생계 수단은 웹마스터이나 소명은 학문이다."


송창현(지음), <마르코 복음서 이야기로 읽기>, 대구가톨릭대학교출판부, 2016(2판)

- 이야기로서의 복음서 

"따라서 "우리 가운데에서 이루어진 일들", 즉 "예수 사건을 이야기로 역은 것", 그것이 바로 복음서이다. 복음서라는 문학 장르의 특성을 우리는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복음서는 이야기이다." 이것이 바로 복음서 읽기의 새로운 방법을 위한 우리의 출발점이다."(17쪽)

"우리는 복음서 전체를 하나의ㅏ 이야기로 읽어야 한다. 각각의 복음서는 "하나의" 이야기이다. 우리는 복음서를 시작과 끝이 있는 "하나의" 이야기로서 전체로, 통째로 읽어야 한다."(18쪽)

- 마르코 복음의 핵심 메시지
: 첫 문장의 시작, 베드로의 고백, 백인대장의 고백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마르 1.1) --> "그리스도"(마르 8,29) --> "하느님의 아들"(마르 15,39)

"복음서는 역사적 사건인 예수 사건을 이야기라는 문학적 형식 안에 담은 신학적인 책이다. 따라서 복음서의 특성을 세 가지로 표현하면 역사, 문학, 신학이다."(214쪽)



재러미 시프먼(지음), 임선근(옮김), <모차르트, 그 삶과 음악>, 포노, 2011(2쇄)

클래식 입문을 위해 간략한 작곡가들의 생애와 작품 해설이 담긴 시리즈. 같은 작가가 베토벤, 차이코프스키에 대한 책을 썼다. 베토벤은 예전에 한번 읽어보았고 차이코프스키도 사서 읽어야겠다. 

모차르트는클래식 음악 전체에서 큰 업적을 남겼지만 그 중에서도 협주곡이 가장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고 한다. 관련 부분을 옮겨둔다. 

"모차르트의 유산 중에서 협주곡만큼 신기원을 이룬 분야는 없다. 오페라나 교향곡조차도 협주곡만큼은 아니다. 교향곡과 현악 4중주 분야에서는 하이든이 모차르트만큼 기여했다. 오페라 분야에는 모차르트보다 겨우 네 해 앞서 세상을 떠난 글루크라는 위해단 개혁가가 있었다. 협주곡으로 말하자면 모차르트밖에 없다. 그러므로 그의 작품 전체 개괄에서는 협주곡 부문이 가장 상찬받아야 마땅할 것이다. 베토벤에게 소나타가, 바흐에게 푸가가 그러하듯이, 모차르트에게는 협주곡이 그의 전 생애에 걸친 일종의 창작 일기이다."(131쪽)

하비맨스필드(지음), 이재만(옮김), <정치철학공부의 기초>, 유유, 2018

A student's Guide 시리즈로 미국 보수주의 정치학자인 하비 맨스필드의 간략한 정치철학 해설서. 중간중간 기억해야할 내용들이 나온다. 개론서라도 다 아는 이야기만 아닌 석학의 견해를 엿볼 수 있다. 

"정치란 편들기를 의미합니다. 정치는 당파적입니다. 사회에는 여러 당파(오늘날 전형적인 당파는 자유주의파와 보수주의파입니다)가 있으며, 그들은 편을 가르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테면 자유주의파 대 보수주의파 구도로) 서로 논쟁을 벌입니다."(10쪽)

"정치철학은 가장 좋은 정체, 너무 좋아서 거의 존재하기 어려운 정체를 추구합니다. 정치학은 합의를 이끌어 당파들의 분쟁에 종지부를 찍겠다고 약속하는 하나의 이론(실은 여러 이론)을 개진합니다."(19쪽)

"그는 최선의 정체가 전쟁의 맞수인 아테네의 정체와 스파르타의 정체로 숙명적으로 갈라지고, 각 도시의 미덕이 악덕을 수반하고 상대 도시의 미덕과 양립불가능함을 보여 줍니다. 이것이 정치에 내재한 위대함에 감탄하면서도 정치의 한계에 체념하는 투키디데스의 고결한 현실주의입니다."(32쪽)

"통치 원칙의 일부분은 이성적이고 일부분은 관습적입니다. 본성적인 부분은 관습적인 부분에 의해 보완되어야하고, 관습적인 부분은 본성적인 부분의 인도를 받아야 합니다."(43쪽)

키스휴스턴(지음), 이은진(옮김), <책의 책>, 김영사, 2019

* 책의 구성
- 종이 : 파피루스, 양피지, 종이의 기원과 전파
- 본문 : 글쓰기, 구텐베르크, 산업혁명
- 삽화 : 필경사, 목판, 르네상스, 사진
- 형태 : 두루마리, 코덱스, 장정, 판형

* 종이
- 파피루스는 서기전 4천년전부터 매우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었음, 플리니우스가 <박물지>에 기록한 것이 가장 오래된 제조법
- 양피지는 서기전 2세기 터키 서북부 에우메네스 2세가 발명했다고 알려짐(원시적인 형태는 이미 존재)
- 종이는 후한시대 1세기에 채륜이 발명, 역시 원시적인 형태는 이미 사용되고 있었음

* 1454년과 1455년 구텐베르크는 면벌부 2천장을 인쇄하였고, 이후 42행 성서를 인쇄 
 성서를 인쇄할 때 일부러 전해 내려오는 스타일을 유지하려고 하였음. 
 "완제품은 정말고 굉장했다. 구텐베르크는 일부러 교회에서 선호하던 손으로 쓴 고딕체를 흉내냈고, 지극히 관ㅅ브적인 방식으로 본문을 구성했다. 그런데도 인쇄기에서 나온 성경 본문 한 장 한 장이 작은 혁명이었다. 구텐베르크의 기술을 모르는 그 시대 사람들은 고르게 늘어선 글자, 한몸처럼 가지런한 본문, 한결같이 완벽한 여백을 보고 어안이 벙벙했다. '하느님의 말씀'에 걸맞게, 구텐베르크가 인쇄한 성경은 인간의 손이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완벽에 가까웠다."(189쪽)



왕수이자오(지음), 조규백(옮김), <소동파평전>, 돌베개, 2015(2쇄)

소동파 이해를 위한 기초를 잡기 위해 읽어본 책. 몇가지 사실을 정리하면, 

- 1037년 1월 8일 출생, 북송 인종때이며 '문학적 분위기가 농후한 봉건 지식 계층의 가정'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소순, 아우 소철이 모두 당송팔대가에 포함될 만큼 문학에서 가장 유명한 집안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 26세 되던해인 1061년 '현량방정능언극간과'에 '제 3등'으로 합격했는데, 이는 북송시대를 통틀어도 네명만이 합격한 등급이라고 한다. 아우 소철은 '제4등'으로 합격. 

- 동파에게 정치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왕안석의 신법'은 1058년에 처음 제시되었고 1069년부터 1085년까지 16년간 추진되었다. 재정확충과 군대 정비등 송 왕조의 봉건 지배 강화를 위해 시행된 제도개혁으로 이에 반대한 구법당에 사마광, 구양수, 소식등이 있었다. 

- 36세 되던 해인 1071년 항주에서 지방관 생활을 시작. 이때 여러가지 탁월한 공적을 세워 관리로서의 역량을 보였다.

- 44세 되던해인 1079년 소위 '오대시안'사건으로 체포되었고 첫번째 유배생활이 시작되었다. 탄핵된 사유는 '문자로 현실을 풍자했고, 조정을 우롱했으며 황제를 비난했고 임금을 존중하지 않았으며 충절을 잃었다'는 죄목. 신법당의 모함으로 일어난 사건으로 130일간 투옥되었고 이후 황주단련부사로 폄적되어 지방으로 유배되었다.  

- 황주에서의 유배생활을 통해 '불교와 노장 사상이 정치적 역경에 있는 소식의 중심적인 처세 철학'이 되었다고 한다. 4년 남짓한 유배생활 동안 이런 사상이 반영된 '적벽부'를 쓰게 된다. 

- 47세인 1082년에 적벽에 가서 <염노교, 적벽회고>를 지었고, 이해 음력 7월 16일, 10월 15일 두차례에 걸쳐 <적벽부>, <후적벽부>를 지었다. 부는 초사에서 발전한 전통적인 시체의 하나로 '송에 이르러 점차 산문화했으나 여전히 대구를 배치하고 자구를 단련하며 대우와 운어를 섞어쓰는 일종의 산문시'같은 부가 나타났다고 한다. 적벽부에 대한 완전한 한글 해석은 선생님의 <에로스를 찾아서> 주해 1번에 실려있다. 이 책에 실린 번역을 보면 '변한다는 각도에서 보면 천지도 일순간을 멈추어 있지 못하지만, 불변한다는 각도에서 보면 만물과 내가 모두 무궁하다네'로 되어 있지만, 선생님은 '그 변함에서 보려 하면 천지는 일찍이 한순간도 가만히 있지 못하나 그 변하지 않음에서 보려 한다면 사물과 내가 다함이 없으니 어찌 또 부러워하겠는가'와 같이 미려한 한국어로 옮겨져있다. 저자는 <적벽부>를 통해 동파가 '만물과 내가 모두 무궁하다'는 사상을 드러내고자 했다고 주장한다. 

-1085년 신법을 지지하던 신종이 붕어하고 사마광이 재상으로 기용되면서 소동파도 수도로 소환되어 예부낭중에 임명되면서 복권되었다. 

- 54세되던 1089년부터 5년간 다시 지방관직을 지냈다. 항주, 영주, 양주, 정주의 지주를 역임했고 이때 관계에서도 공적을 세우고 문학적으로도 크게 발전한 시기라고 한다. 

- 59세 되던 1094년 다시 모함을 받아 두번째 유배생활이 시작되었다. 이후 65세에 복직되었으나 그 다음해에 세상을 떴다. 

책에서는 동파 생전시절의 이러저러한 환경을 다루면서 그의 작품을 해설하는데 한시에 대해 과문한 나로서는 이해하지 못하는 점이 많았다. 평전이라면 작품해설보다는 시대상황이나 그가 겪은 면모가 자세히 나타나길 기대했으나 아쉬운 측면. 다른 책으로 보완해야한다. 







남무성(지음), <JAZZ IT UP>, 서해문집, 2018

기본서이므로 재즈 역사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지 테스트해볼 수 있는 기능도 있다. 확실히 그나마 조금 익숙한 1940~60년대에는 아는 사람/음악이 나오지만 70년대 이후에는 팻 메스니 정도를 제외하면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시대별/인물별로 되어 있으니 궁금할 때마다 참고할 수 있겠다. 

박찬일(지음), <스님, 절밥은 왜 그리도 맛이 좋습니까>, 불광출판사, 2017

박찬일의 책은 읽히기도 술술 읽히지만 읽다보면 뭔가 새로운 것을 하나씩 알게 되는 재미가 있다. 이번에 알게 된 것은 불교에서 공양, 즉 식사하기 전에 왼다는 '오관게五觀偈'. 두산백과에 따르면 이렇게 되어 있다. 

공양할 때 외우는 다섯 구의 송을 말한다. 사찰에서는 공양 하나의 의식이자 수행이다. 공양물이 앞에 놓이면 먼저 죽비를 한 번 치고 대중이 함께 오관게를 외운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계공다소량피래처():온갖 정성이 두루 쌓인 이 공양을 ② 촌기덕행전결응공():부족한 덕행으로 감히 공양을 받는구나 ③ 방심이과탐등위종():탐심을 버리고 허물을 막고 ④ 정사양약위료형고():바른 생각으로 육신을 지탱하는 약을 삼으며 ⑤ 위성도업응수차식():도를 이루고자 이제 먹노라. 오관게를 낭송하면 죽비를 세 번 치고 공양을 시작한다.

책에서는 한글로 풀어쓴 문장이 여러차례 인용되는데 풀어쓴 쪽이 마음에 닿는다. 

"이 음식이 어디에서 왔는가. 내 덕행으로 받기가 부끄럽네. 마음의 온갖 욕심 버리고 육신을 지탱하는 약으로 알아 깨달음을 이루고자 이 공양을 받습니다."





리처드 맥그레거(지음), 송예슬(옮김), <미국, 새로운 동아시아 질서를 꿈꾸는가>, 메디치, 2019

책의 부제가 '미중일 3국의 패권전쟁 70년'으로 책의 내용을 잘 설명해준다. 원제는 Asia's reckoning, China, Japan and fate of U.S. power in the pacific century으로 '아시아의 심판 : 21세기 중국, 일본 그리고 미국의 운명'. 

근래 읽은 역사책중 가장 근세를 다루기에 익숙한 정치인들이 대거 등장한다. 아베 신조, 시진핑, 오바마를 포함하여 일본 패망후 동아시아를 주름잡던 미중일 핵심 정치인들이 등장하여 흥미롭게 읽혔다. 한중일 3국에서 특히 한중과 일본의 갈등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특히 아시아태평양 전쟁에서 벌어진 일본의 침략과 잔혹행위, 그리고 센가쿠열도/다오위다오나 대만, 남중국해를 포함한 영토분쟁과 경제적인 갈등이 말그대로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작금의 한일 경제전쟁도 중일의 영토분쟁에 비하여 오히려 '
신사적'이라 보일 정도다. 미중일의 관계가 입체적으로 그려지지만 한국의 거의 언급되지 않아 아쉽다. 한국이 포함된 국제관계사가 다시 정리되면 좋겠다.  

박찬일(지음), <백년식당>, 중앙M&B, 2018(9쇄)

<노포의 장사법>과 함께 저자의 노포 시리즈 전작이다. 기억해 뒀다가 맛집 탐방 개념으로 읽어볼 수도 있겠지만, 자신이 업으로 삼고 있는 분야의 역사를 기록하려는 자세와 '감'이 아닌 사실에 기반하여 판단하려는 태도가 마음에 든다. 기계 냉면에 대해서는 평소에 궁금했는데 의문이 풀렸다. 

"이런 냉면은 대개 미리 만들어진 면을 삶아내는 경우가 많았다. 공급되는 냉면 가락이 서로 붙어 있어서 수북하게 탁자에 쌓아놓고 일일이 떼어내야 했다. 이런 '임시 계절 냉면'에 대항하기 위해 직접 면을 뽑는 집들은 '기계 냉면'임을 강조하면서 팔았다. 어린 나는 왜 손 냉면이 아니라 기계 냉면인 것을 자랑할까 싶어 의아해했던 기억이 있다. 왜 칼국수는 손칼국수인데 냉면은 기계 냉면일까 하는, 혹시라도 모르는 분들을 위해 설명하면, 냉면은 메밀을 많이 넣어야 제격이고, 메밀의 특성상 단단하게 반죽해서 기계로 내려야 면의 형태가 제대로 유지되기 때문이다."(288쪽)

""제주도가 산업 기반이 없었어요. 1970년대 당시 인구가 20만이 안되었는데, 귤도 1980년대나 되어서야 많이들 했고 그전에는 귀한 과일이었어요, 옛날엔 뭘 먹고 살았나 싶습니다."
 갈칫국이 500원인가 했고, 물회는 300원이었다. 요즘 유행하는 매콤한 갈치조림, 고등어조림 같은 요리는 더 나중에 개발된 것이라고 한다. 제주에선 그냥 간장에 조려 먹는 게 일반적이었다. 설탕을 넣는 일은 물론 없었다. 제주도도 이젠 육지 식으로 해먹는 게 더 많다."(300쪽)

박찬일(지음), <보통날의 와인>, 나무수, 2017(4쇄)

저자의 전문 분야인 이탈리아 음식이나 문화에 대한 전작들에 비해 책의 밀도가 조금 떨어진다. 아무래도 프랑스나 프랑스 와인에 대한 이해가 이탈리아의 그것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너무 폼잡지 말고,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우리식으로 와인 문화를 만들자는 취지에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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